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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2011.1.15 알헤시라스, 지브롤터

왼쪽 산 아래가 영국령 지브롤터이고, 뒤쪽의 긴 도로가 공항 활주로, 왼쪽 뒤편으로 보이는 곳이 스페인의 라 리네아이다.

 

어젯밤 10시에 마드리드를 출발한 버스는 새벽 6시경 알헤시라스에 도착하였다.

너무 이른 새벽이라 인포메이션도 문을 열지 않았고 해서 터미널 2층 의자에서 좀 쉬었다가 호텔을 찾기로 했는데 뜻밖에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큰 짐을 가지고 알헤시라스에 내리는 거였다.

유럽에서 일하다가 주말을 맞이하여 아프리카 고향을 방문하는 건지 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알헤시라스 항구

 

대합실에서 조금 기다리다가 문을 연 호텔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부두 가까이에 호텔이 많다고 하여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남의 나라 그것도 생소한 도시에서 두 여자가 겁도 없이 가방을 질질 끌면서 호텔을 찾아다녔다.

우리가 처음 본 호텔은 론리 플래닛에 있는 대로 적으면 ‘이 지저분한 호텔의 객실은 70년대 재난 영화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언급되어 있어 아예 들어갈 생각을 않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열심히 무서움을 극복하고 갔는데 호텔은 전혀 안보였다.

나중에 보니 그 이정표는 호텔들의 주차장 표시였는데...

용감한 우리의 정샘! 지나가는 운동하는 사람한테 호텔이 모여 있는 곳을 물어서 우리가 갔던 길을 다시 짐을 질질 끌면서 돌아 나왔다.

우리는 부두 쪽에서 나와 건널목을 건너 우회전을 했는데 그 왼쪽으로 호텔이 모두 모여 있었던 것이다.

그 새벽에 차마 무섭다고 말은 안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열심히 찾아다니다가 결국 우리가 들어간 호텔이 바로 재난 영화의 모습을 하고 있다던 바로 그 별 셋짜리 Al Mar 호텔이었다. 1박에 55유로였다.

워낙 험하다고 읽었던지라 각오를 하고 들어간 호텔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그리고 투숙하는 손님도 많아 보였는데 안좋은 호텔이라는 것은 아침 식사를 하면서 확인을 했다.

먹을 거라고는 빵과 우유에 타먹는 씨리얼 종류, 사과, 오렌지, 그리고 1종류의 치즈와 햄, 삶은 계란, 커피가 다였다.

여행 막바지에 묵었던 프라하의 안델 호텔의 아침 먹을거리와 너무 비교가 되었다.

 

각설하고 밤잠을 설치고 새벽에 도착한 우리는 빨리 씻고 쉬고 싶었다.

그 호텔에서 2박을 하는데 떠나는 날은 새벽 일찍 출발해야하기 때문에 아침을 먹을 수 없어서 오늘 먹을 수 있냐고 하니까 그러라고 하였다.

그래서 피곤에 절은 몸을 일단 씻고 마음 편히 아침을 먹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10시 30분경 가벼운 마음으로 호텔을 나서 우회전을 하고, 다시 우회전을 해서 버스터미널에서 지브롤터를 가기위해 들러야할 라 리네아행 버스를 탔다. 2.10유로였는데 가다가 손님 태우고 하는 거 보니까 완전 완행버스나 시내버스 수준이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사람들을 따라 지브롤터 쪽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여권 검사하는 곳을 가기 조금 전에 12시 31분 26℃를 나타내는 광고판이 보였다.

지중해 바로 옆이라 겨울이지만 날이 좀 덥기는 했다.

왼쪽 뒤로 보이는 곳이 바로 지브롤터. 겨울이지만 기온은 우리나라 여름처럼 높다.

 

지브롤터가 영국령이니까 여권에 도장을 더 받으려니 했는데 검사만 하고 그냥 통과시켰다.

자료 조사하면서 보았던 바로 그 공항 활주로를 걸어서 통과하였다.

그런데 우리가 사진 찍느라 너무 지체를 했는지 뒤쪽에서 경찰이 뭐라고 해서 빨리 반대편으로 왔더니 사람들이 모두 대기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비행기가 착륙하기 전이라 경찰들이 보행자와 차량들을 통제하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뒤에 비행기 한 대가 방금 우리가 지나온 그곳으로 내리고 있었다.

 

경찰이 스페인과 영국령 지브롤터를 연결하는 도로를 지키고 있다.

 

지브롤터 공항 활주로

 

비행기 착륙 전 모습

 

지브롤터 활주로에 비행기가 착륙한 모습

 

비행기 착륙 이후 다시 길을 건너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비행기 착륙 이후 사람들도 걸어서 지나간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석회암 산에 올라가려고 했기 때문에 케이블카 탈 수 있는 곳을 걸어서 가려고 했다.

그런데 지나가는 아저씨는 택시를 타라고 한다.

물어물어 3번 시내버스(0.80유로)를 타고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케이블카 요금은 기억이 안난다.

산 정상에서 보는 지중해 모습이 멋졌는데 아쉽게도 맑은 날임에도 오른쪽 건너편 아프리카 쪽은 보이지 않았다.

정상에서 남들 떠나고도 한참을 사진을 찍고, 내려와 원숭이의 재롱을 좀 보다가 동굴 쪽으로 내려갔는데 세상에 입장료가 10유로라고 한다.

 

지브롤터 산에서 만났던 원숭이들

 

그래서 가게의 기념품을 구경하다가 지브롤터해협을 표현한 큰 사진이 있어서 사진을 찍고 올라왔다.

지브롤터 해협에서 그 유명한 트라팔카 해전이 벌어졌다고 하며, 폭은 가장 좁은 곳이 14km라고 한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스페인, 지브롤터와 바다 건너 아프리카를 보여주는 엽서. 아프리카쪽에도 스페인령이 있단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걷기에는 이제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시내방향으로 걸어 갔다.

마침 토요일이라 가게 문을 닫은 곳이 많았는데 몇 군데는 열려 있었다.

짐을 줄이려고 목티만 2개 들고 와서 오늘 같은 날은 좀 더운 편이라 옷가게에서 옷을 사려고 하는데 마땅한 게 정말 없다. next란 곳에서 목티 아닌 일반 티(14.40유로)를 하나 샀다.

어깨가 좀 많이 파여서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천이 아주 부드러워서 샀다.

결국 모로코 갈 때 한 번 입고 계속 잠옷으로 입었다.

 

지브롤터에는 향수나 술, 담배에 세금이 안붙어 스페인을 비롯하여 관광객들도 물건을 많이 산다고 하는데 우리는 살게 없었다.

밥을 먹어야 하는데 밥 먹을 곳도 마땅치 않고...

결국 시내 광장에 있던 버거킹에서 스테이크 햄버거(10유로)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배가 고픈 상태이기도 했지만 다른 햄버거랑 빵이 좀 다른 것 같았다. 굉장히 부드러웠다.

나중에 프라하의 버거킹에서는 빵이 달라서 실망을 했지만...

 

다시 라 리네아의 버스 타는 곳까지 엄청난 거리를 걸었는데 다행히 5분 뒤 알헤시라스로 돌아가는 버스가 바로 있었다.

알헤시라스로 돌아와서 모레 가야하는 그라나다행 버스표를 예매하고, 모로코의 탕헤르 가는 배편을 예매하려 했더니 다음날 표를 사라고 한다.

아침 7시 아니면 12시, 오후 5시에 배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12시 배를 타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