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4 마드리드 시내(프라도 미술관, 시벨레스광장, 솔광장, 마요르광장)
프라도 미술관을 가기 전 세고비아 같이 갔던 강샘이 커피를 한 잔 산다고하여 세이나 소피아 미술관 부근에 있던 스타벅스에 갔다. 우리가 첫 손님인가 했는데 조금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간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며 학교 얘기를 하며 수다를 떨었다.
지도를 볼 생각은 않고 물어물어 프라도 미술관(8유로)을 찾아갔다. 입장하는 문이 세곳이라는데 우리가 처음 도착한 곳은 무리요 문이었다. 그런데 그곳은 단체 관람객만 입장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하여 벨라스케스 동상을 지나 드디어 고야 동상이 있는 곳으로 와서 줄을 서서 입장권을 끊었다. 강샘은 학교에서 영문 재직증명서를 떼어왔기 때문에 공짜로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자료조사를 많이 한 사람은 역시 돈까지 아끼고...
옷과 배낭을 맡기고 드디어 그림 관람. 그런데 사진 촬영은 안된다고 한다.
안내도를 따라 유명한 그림인 고야의 ‘옷을 입은 마야, 벗은 마야’를 비롯하여 말년에 그렸다는 어두운 빛깔의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나폴레옹이 쳐들어왔을 때 스페인 사람들의 봉기를 그린 ‘5월 2일, 3일’과
벨라스케스의 유명한 ‘시녀들’, ‘마르가리타 왕녀’, ‘주정뱅이들’, ‘펠리페 4세 가족’ 등을 보았다.
특히 시녀들 혹은 왕녀들은 경춘샘이 빌려주었던 못생긴 여자를 소설의 주인공으로 쓴 박민규의 소설책 '죽은 왕녀를 위한 슬픈 파비안느'에서 보았던 그림이라 반가웠다.
그림 크기도 어마어마하게 커서 관람객을 일단 휘어잡았고, 11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을 넣었는데도 배치나 구도가 잘 맞고 명암 대비 등이 정말 장난 아니었다.
엘그레코는 주로 종교화를 많이 그렸는데 초상화 중에서 가슴에 손을 얹은 기사 등도 보았다.
많은 화가들이 수태고지,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 피에타,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마리아와 아기 예수 등 같은 소재를 다르게 표현한 그림들을 수도없이 봤다.
보다보다 다리가 묵직하여 식당에 가서 식사를 했는데 처음에는 비쌀까봐 사실 겁이 났는데 뷔페로 먹을 것을 골라 왔는데 23유로 정도로 3명이서 먹었다.
점심을 먹고도 보지 못했던 무리요 그림을 비롯하여 힘들게 찾아낸 루벤스 전시장의 그림까지 둘러보고 미술관을 나왔다.
미술관에 있던 가게에는 다양한 기념품들이 있었지만 사실 확 끌어당기는게 책갈피 빼고는 없었다. 연필도 디자인이 그저 그렇고, 지우개도 그렇고... 책갈피 4개와 시녀들 그림 냉장고에 붙이는 걸 샀다.
미술관을 나와 일단 큰 길로 가서 쭉 올라갔다. 오른쪽에는 엄청난 공원이 보였는데 보기만해도 부러웠다. 나무의 둥치들이 장난 아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거기가 레티로공원이었다. 프라도 미술관 뒤에 있던 멋진 건물에서 시작된 잘못된 판단으로 알칼라 문이 보이는 곳까지 걸어가게 되었다. 그래서 거기서부터 솔광장, 마요르광장까지도 엄청난 길이었다.
시벨레스 광장이 보이는 곳에서는 다들 사진 찍느라 정신을 팔고 있었는데 어떤 조깅하던 아저씨가 와서는 우리보고 뭐라뭐라하고 갔다.
옆에 있던 사람들이 설명해주기로는 소매치기 하는 사람이 특히 큰 카메라를 메고 있던 나를 타킷으로 하여 소매치기를 하려고 하는 것을 보고 그 사람이 제압을 하여 쫓아 보냈다고 한다.
내 가방에는 돈은 없고 광각렌즈 하나와 수첩, 물이 전부인데...
어쨌거나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카메라와 가방을 앞쪽으로 모으며 솔 광장으로 갔다.
솔 광장은 역시 많은 관광객들과 공연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곰이 소귀나무의 열매를 따먹고 있는 동상을 보니 반가웠다.
난 소귀나무가 한 그루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좀 아쉬웠다.
방샘하고 같이 갔던 일식 뷔페집에서 그 소귀나무 열매를 먹어봤다.
'나무 쉽게 찾기' 책에는 소귀나무가 상록활엽수라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에만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솔 광장에서 뻗어나가는 도로기점 표식에서도 기념사진 한 장.
솔광장을 지나서는 마요르광장으로 갔다.
스페인의 광장은 아파트로 둘러싸인 곳이 많았는데 마요르도 마찬가지였다.
광장에는 엄청 큰 비누방울을 만들고 있는 아저씨를 비롯하여 공연팀도 보였다.
광장 한 켠에 있던 i에 가서 새 지도도 한 장 받고, 그 유명하다는 레스토랑 보틴의 위치도 물어 찾아가 보았다.
광장 뒤쪽에 있는 산 미구엘 시장은 선술집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는 둘러보기만 했다.
걸어다니느라 너무 고생한 다리를 좀 쉴 겸 맥도날드를 찾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좀 쉬고 나서 까사 솔에 돌아와 고생한 발을 좀 씻고, 막간을 이용하여 꼬마한테 메일을 보냈다.
로밍을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연락할 방법이 전화를 걸거나 하는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냥 메일을 보내서 잘 도착한 것을 알렸다. 왜 이때는 다음이 되니까 네이트온이 된다는 생각을 못했는지...
오늘도 어김없이 다리가 퉁퉁 붓도록 돌아다닌 긴 하루였다.
알헤시라스 가는 밤 10시 버스를 기다리며 간단하게 맥주 한 잔과 빵으로 저녁을 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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