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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2011.1.12. 세고비아(알카사르, 수도교)

원래 우리 일정에는 세고비아가 없었는데 숙소에서 만난 혼자 서울에서 여행온 일행을 만나 세고비아를 가게 되었다.

세고비아에는 백설공주의 성 모델이 되었다는 알카사르가 유명하다.

 

알카사르를 약간 오른쪽 측면에서 본 모습

 

스페인은 워낙 떵덩어리가 큰 나라라 마드리드만 해도 버스터미널이 세군데인가 있고, 전국적으로 버스노선이 발달되어 있었다. 요금이 좀 비싸서 탈이지... 그리고 장거리 이동이 많아서 대형버스에는 화장실도 구비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다.

아뭏든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터미널을 찾아가기가 쉽지않아서 지나가는 여자분에게 길을 물었는데 설명하기가 어려운지 입구까지 바래다 주었다. 대체적으로 길을 물으면 스페인 사람들은 굉장히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또 말이 통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는 지나가다가도 도와주려는 친절한 사람들이 많았다.

 

유럽에서 못사는 축에 든다는 스페인이지만 광장이나 이런 곳의 시설물들은 규모가 어마어마했고, 같은 유럽이지만 터미널이나 박물관 이런 곳에서 화장실 이용요금을 받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부러운 것 중의 하나는 내가 주로 걸어서 이동을 많이 하는 여행자라서 그렇겠지만 보행자가 있으면 우선 멈춰주는 자동차 운전자들이었다. 바로 보행자를 우선하는 자동차문화가 부러웠다.

 

세고비아는 마드리드에서 1시간 정도 거리라는데 왕복요금이 12.33유로로 좀 비쌌다.

세고비아는 볼거리들이 모두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곳에 모여 있었는데 i에서 지도를 얻고 설명해준대로 수도교, 성당, 알카사르를 보았다. 

 

먼저 걸어서 수도교를 보러 걸어가는데 날씨가 흐렸는데 알카사르 보러 갈 무렵부터 날씨가 맑게 개였다.

수도교는 지금도 물을 보내는 수로로 이용되고 있다고 하였다.

터키에서도 수도교를 보았지만 이렇게 규모가 큰 것은 처음이었다.

 

수도교
알카사르 갔다가 맑게 갠 날씨때문에 다시 수도교에 왔을 때 모습이다.
수도교 2/3쯤 올라가서 세고비아를 내려다 본 모습.

3유로하는 대성당을 구경하고 알카사르를 찾았다.

 

알카사르에 왔을 때는 날씨가 좋아져서 하늘이 새파랬다. 성안에 들어가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괜찮을 듯 했지만 별 의욕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정면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은 뒤 자료 준비를 많이 해온 강샘의 자료를 보고 성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산길을 따라 성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보였다. 이미 점심시간이 지나서 배도 고프고 날씨는 더운데 계단을 포함한 산길을 내려가려니 힘이 들었다. 그런데 올라올 때가 더 힘들거라는 예상을 하면서 성이 잘 보일만한 평지에서도 높은 작은 성당 앞에서 알카사르를 보는데 해가 알카사르 뒤쪽에 있어서 힘들게 온 보람도 없이 주인공은 시커멓게 보였다.

 

힘들게 산길을 내려가서 건너편에서 올려다 본 알카사르

 

괜히 해를 원망하며 힘든 산길을 다시 올라 어디서 찍어야 멋이 있을까 다시 알카사르를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배가 너무 고파서 점심 먹으러 갔다.

 

숙소에서 소개해줬던 코치니요를 먹을 수 있는 집으로 마드리드에 있는 식당 보틴(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으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었다고 함)도 유명하지만 코치니요아사도(아기 돼지 통구이, Cochinillo Asado)를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Meson de Candido를 갔다. 코치니요는 카스티야 지방에서 겨울에 추위를 이기기 위해 먹던 보양식이었다고 한다. 세 명이서 2인분을 시키고, 야채 샐러드, 콜라와 맥주 2잔, 테이블에 있던 빵까지 먹었더니 64.40유로 나왔다. 코치니요는 아기 돼지에게 우유만 먹여서 만든 거라는데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웠다. 식탁에 나온 아기 돼지는 완전히 반을 잘라 머리와 몸통, 다리, 꼬리까지 모든 형태는 갖추고 있었다.

 

아기돼지 통구이(코치니요 아사도)

 

머리는 귀속의 털까지 다보여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돼지머리를 먹기는 하지만 새끼는 더 징그러워 보였다. 고기는 삼계탕의 닭고기처럼 쫄깃했는데 계속 먹다보니 느끼하여 역시 김치가 생각났다. 1인분 가격이 21유로가 넘었는데 가격대비 맛은 그닥... 야채샐러드도 달콤한 소스에 익숙해 있는지라 짜기만 하고 맛은 별로 없었다.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다시 걸어서 버스터미널로 가서 가지고 있는 왕복표로 좌석번호를 받으려고 하는데 내가 화장실 갔다 오느라 시간이 좀 결렸는데 그새 차는 가버렸다. 할 수 없이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정샘이 식당에 여행책자를 두고 왔다면서 갔다 오겠다고 한다. 시간은 한 20여분 정도, 걱정을 했는데 뛰어 갔다 왔다면서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돌아왔다. 그 책은 힘들게 찾은 책이라 정샘도 소중히 하면서 스페인 여행 내내 많은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했다. 나 때문에 버스를 놓칠 상황이었는데 오히려 일이 잘 풀리게 되어 다행이었다. 정샘은 낮술에 취해 그런 것 같다면서.... 내도록 손에 들고 다녔는데 걸어서 돌아올 동안은 왜 생각이 안났었는지 모르겠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