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 일정 : 동대설장- 버스로 신도쿠 - 버스로 후라노역(차 렌트) - 팜 토미타(라벤더농원) - 비에이(크리스마스 트리) - 아사히카와 메이트호텔
비에이와 후라노를 가기위해 버스가 출발하는 시간이 8시 45분이어서 일찍 일어났다.
식사를 하고 짐을 챙겨서 내려와 대설산 고산식물 책도 구입하고(특이하게 책값에 세금이 포함되지않아 따로 계산), 기념품들을 구경했다.
시간이 남아 어제 산에서 내려오면서 보았던 온천원수가 있는 곳을 구경하러 갔다.
김이 나는 온천수와 석회암으로 보이는 노란 암석.
파묵칼레나 옐로스톤의 맘모스풀에서 봤던 석회화 단구처럼 보였는데 규모는 아주 작았다.
건너편에서 본 동대설장.
다리 아래로 보이는 하천이 노천온천할 때 보였던 하천.
온천 주변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신도쿠역전까지 가는 버스는 동대설장에서 하루 2번(8:45, 16:15) 밖에 없었다.
신도쿠역전 가는 버스에서 찍은 각 정거장의 요금표.
동대설장에서 신도쿠역전까지는 2,000엔.
이 버스를 탄 우리일행 여섯명은 일본사람들에게 신기하게 보였나보다.
내가 배낭을 앞에 끌어안고 앉은 자리 통로 오른쪽에 앉았던 나이들어보였던 일본인 아저씨가 그 독특한 일본식 영어를 구사하며 내게 말을 계속 거는데 영어도 짧은데 일본식 영어는 더 못알아 들어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간단하게 대설산 갔다온다하고, 산에서 찍었던 성주풀을 비롯한 꽃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럴 때는 영어회화를 공부해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데...
신도쿠역까지 가는 길에는 댐도 있었고, 넓은 들이 펼쳐졌는데 채소도 보이고, 옥수수밭도 보이고, 수확한 밀인지 벼인지 논도 보였다.
신도쿠 town public hall.
후라노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서 이 건물안에 있던 소파에 앉아서 편하게 쉬면서 무거운 배낭에 일조했던 캐나다의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풀어낸 추리소설 '스틸라이프'를 읽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 문화예술회관에서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고 또 전시까지 하듯이 이곳에서도 입구에 손뜨개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고, 또 연습중인 악기 소리도 들렸다.
다만 우리나라와 다른 것은 자치단체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공무원들이 일하는 공간과 강좌를 하는 공간, 전시를 하는 공간이 같은 건물이었고, 우리같은 외국인도 이 시설에 들어가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거다.
입구에 담배를 물고 있는 사람이 충별악부터 우리 텐트 근처에 텐트를 쳤던 그 일본 아저씨.
신도쿠에서 후라노 갈 때 탔던 버스.
신도쿠에서 후라노역까지는 1인당 1,000엔.
무릎이 고장난 나를 포함한 2명은 역전버스정류장에 있던 의자에 앉아 가방들을 지키고 있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일단 관광안내소를 들렀다가 차를 렌트하기로 했다.
그런데 시간이 한참 지나도 일행들은 올 생각을 안했는데 관광객이 많아서 6명이 탈 수 있는 차가 모두 나가고 없어 할 수 없이 2대의 작은 차(1대당 8,595엔)를 빌리게 되었다.
가방을 지키면서 지나가는 택시나 버스를 봤는데 홋카이도를 상징하는 것들을 잘 활용하고 있어 찍어봤다.
택시 지붕에 있던 눈사람 인형과 버스를 장식한 눈모양, 라벤다 그림.
1시간 이상을 기다린 것 같았다.
차 두대에 나누어 타고 일단 민생고를 해결하기로 했다.
지도를 봐도 주변 상황파악이 잘 안되는 상황이었지만 일단 출발하고 길을 찾기로 했다.
점심 먹을 곳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앞에 보이는 주차를 할 수 마트를 찾아서 우회전을 하는데 오무카레 집이 보였다.
후라노는 오무카레가 유명하다는데 안내지도에 소개된 집들 중 한 집이었다.
가격은 800엔. 대부분 오무카레는 1,000엔이었는데 아마 고기가 안들어간 카레여서 그랬나...
이 가게는 아주 조그만 가게로 테이블 간격이 좁아 불편했는데 아기자기한 일본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아저씨와 아줌마가 운영하고 딸은 방학을 맞아 서빙을 도와주는 것 같았다.
작은 병우유. 귀엽다.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크림.
우리가 들어갔던 오무카레 집.
밤에 특히 잘 보였던 표식판.
우리나라는 주로 굽은 도로의 바닥에 많이 설치하는데 높은 곳에 설치(눈이 많이 오면 잘 안보일까 봐서 그러나?)되어 멀리서도 잘 보였다.
팜 토미타에 도착했을 때 찔끔찔끔 비가 오고 있었고, 라벤더는 이제 끝물이라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베는 것만 봤다.
줄맞춰 심어진 화려한 꽃들은 촌스러워 보였다. 사람은 왜 그렇게 많은지...
벌써 들어가는 입구부터 너무 인위적인 모습에 우리 일행은 몹시 실망을 했다.
대설산에서 작지만 아주 예쁘고 다양했던 꽃들을 보며 호강한 눈에게 미안할 정도였다.
그래서 가게를 둘러보고 미련없이 바로 떠났다.
베어져 있던 라벤더를 수거해가고 남은 작은 라벤더 한 송이를 들고 왔다.
얼마에 샀는지 기억이 안나는 라벤더를 압화하여 만든 책갈피 넣어 준 작은 포장지에도 라벤더 그림이(여행때 가져갔던 지갑을 뒤져보니 147엔이었다).
손에 들린 영수증에는 84엔인데, 이거는 연필 한 자루 값인 것 같은데...
비에이를 가다가 오른쪽 언덕에 있던 어떤 농원에도 잠깐 내려서 구경을 했는데 이름을 모르겠다.
그런데 화려한 꽃들이 별로 안 예뻐보이고, 오히려 비를 찔끔찔끔 뿌리는 하늘이 더 멋있었다.
비에이에 드디어 도착.
제일 먼저 크리스마스 나무가 한 그루 서있는 곳으로 갔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사진을 찍다보니 나무 주변 모습이 조금씩 달라진다. 비가 조금씩 오고 있어 차문을 열고 찍었다.
크리스마스 나무 주변풍경.
수확이 끝난 밀밭과 채소밭이 만들어낸 독특한 무늬.
비에이 언덕에 있던 전망 공원에서 바라본 풍경.
비가 내리고 있는 중에 전망대에 먼저 갔다가 안내소가 보여 물으러 갔더니 5시 퇴근이라고 우리가 묻는 거에만 대답하고 가버렸다.
이미 크리스마스나무에 실망을 한터라 다른 일행들은 다른 것들도 볼 필요가 없다고 그냥 가자고 하였다.
그래도 나는 친자(아버지와 아들)나무만 보고 가자고 하여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에 친자나무의 내비게이션 고유번호를 분명히 넣었는데 시내를 빙빙 돌게하더니 친자나무와는 하나도 안닮은 나무로 데려갔다.
친자나무라고 찾아갔는데... 다른 일행의 차는 없고... 참 황당했다.
다른 차는 친자나무는 가지도않고 바로 자작나무를 보러 갔는지...
분명히 내비게이션에 번호도 찍어주었다는데...
전화통화를 하여 자작나무가 유명한 곳 주변에 있던 온천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자작나무가 유명하다는 길로 가는 길에도 자작나무 천지였다.
수동으로 셔터속도를 맞추고 찍으면 될텐데 달리는 차에서 그냥 평소에 찍듯이 셔터를 눌러대니 이 모양으로 나왔다.
아사히카와로 돌아가 렌트한 차를 반납하고 숙소를 찾아야한다. 아사히카와로 가는 길에 노을이 지고 있다.
차를 반납한 곳에서 추천한 호텔은 빈방이 없어서 발품을 팔아야했다.
그렇게 찾은 곳이 메이트 호텔. 방이 없어서 여자 셋은 싱글룸(5,500엔)에 남자 셋은 같이 한 방(4인실 9,000엔)에 묵었다.
짐을 풀고 근처에 있던 음식도 팔고 술도 파는 곳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내가 시켰던 김치돼지고기볶음은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처럼 맛이 있었다.
콩나물이 들어있어 깔끔한 맛이 났다.
왼쪽은 밥, 오른쪽은 국물. 일본은 이런 식당에서 주는 밥도 참 맛있어서 쌀시장 개방이 되었을 때 좀 걱정스럽기도 하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벼 품종이 '아끼바리'라고 하는 일본의 추정벼로 개발이 되고 있으니 일본의 벼품종이 우리나라보다 더 앞서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일본에서의 마지막날 밤이라 씻고 큰 방에 모여서 각자 이번 여행에 대한 얘기를 하였다.
다들 거창한 의미를 부여했지만 나에게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의미는 마음껏 고산지역의 꽃들을 실컷 보고 감탄하고 즐겼다는 거다.
그리고 또하나 어떤거에 대해 지나치게 믿으면 안된다는거...그게 무엇이든지.
내 무릎에 너무 자신이 넘쳤는데 무릎이 고장나버렸다.
남들이 하산이 힘들다고 할 때 나는 오르는게 더 힘들다며 내려가는 것이 더 쉽다고 큰 소리를 쳤었는데 이번 산행에서는 마지막날 무릎에 이상이 생겨 조심을 하면서 내려와야했고, 결국 다음날 다리가 자동으로 접혀서 걷기조차 힘들었었다.
한국에 돌아와 병원에 갔더니 무거운 짐을 들지말고 조심을 하라고 했다.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2023년 다시 작성한 것임.
2011년 다녀온 대설산에 꽃보러 다시 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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