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일 지형도로 보는 대설산 일정 : 토무라우시야마 야영지-토무라우시온천 동대설장(총 길이 :11.8km)
우리가 아침을 해먹고 텐트를 걷고 토무라우시야마를 올라가려고 할 때 우리 주변에서 텐트 친 사람들은 벌써 산에 갔다오거나 떠나고 없었다.
우리는 정상갔다 내려와서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짐을 다 꾸린 뒤 물기가 남아있는 1인용 텐트는 말려두고, 배낭을 두고 몸만 정상으로 향했다.
그 험한 길을 헤쳐왔으면서 정상으로 오르는 급경사 길이 감당 안된다고 포기한 사람도 있었다.
정상에서 한바퀴 빙 돌면서 사진을 찍었다.
정상에 있던 바위에 앉아 날개를 말리고 있는 나비. 서서히 드러나는 청보라 날개 색깔이 환상이다.
토무라우시야마 정상에서 본 하늘이 환상적인 색깔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면서...
오늘은 제일 산행이 힘들고 길었던(11.8km : 토무라우시야마~동대설장) 날이다. 무릎도 고장나고...
그래도 예쁜 꽃들의 정원을 언제 이렇게 만끽하며 걸어보겠는가?
같은 대설산 자락인데 오늘 가는 코스는 꽃들이 이제 막 피고 있었다.
특히 만병초, 백산차. 그리고 마가목도 자견역 부근은 열매가 맺혀있었는데 이곳은 싹이 난지 얼마안된 모습과 이제 하얀 꽃들이 피어 토무라우시야먀에서 하산하는 능선의 기온이 다른 곳보다 낮은 것 같다.
싱싱한 만병초 꽃
만병초와 에조고사쿠라, 마가목, 돌매화, 가솔송이 섞여있는 천상의 화원
충별악 앞에도 있었다는데 이제서야 보게된 미네즈오우.
만년설과 만병초군락
백산차(로프웨이 가기전 안내소에 있던 사진에서는 에조이소쯔쯔지라고 소개했던데....카라후토이소쯔쯔지)
노란꽃이 특이했던 병꽃나무(우콘우쯔기)
열심히 내려가다가 잠시 쉬면서...
산행하면서 만났던 풍경.
빨갛게 단풍이 들고있는 베어베리를 보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 내 그림자.
힘든 돌밭을 내려와서 다른 사람들이 내려오는 모습 찰칵.
다시 돌밭을 내려가기 전에 잠시 숨을 고르며 요기도 하고.... 노란 선이 등산길을 표시하고 있다.
가장 힘들었던 돌너덜겅을 거의 다 내려와 쉬면서 온길을 뒤돌아보았다.
이제부터는 자작나무가 많이 보였다.
홋카이도에서 만난 참나물.
처녀치마(쵸우죠우바카마). 한국에서는 꽃대가 짧을 때 보았는데, 꽃대가 상당히 길다. 꽃이 핀지 좀 된듯.
홋카이도 연령초(엔레이소우)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서 만났던 작은 노란꽃(오오바미조호오즈키).
진달래인데 흰꽃의 끝이 말리는 호쯔쯔지.
탈 때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는 자작나무.
능선에 언제부턴가 큰 나무아래 바닥에는 조릿대가 꽉 차 있었다.
시야가 확 트인 곳에서는 멀리 능선들이 보인다.
한참을 내려왔는데 도대체 오늘 우리가 묵을 장소는 어디있는거야 하면서 찾아보았다. 전혀 감이 오지않는 상황.
새로 등산로를 만들면서 폐쇄된 길. 우리는 出入금지라고 적는데 일본은 立入금지라고 적혀있어 그럼 앉아서는 들어가도 되는거야 싱거운 생각을 해봤다.
두루미난(마이즈루소우)
가문비나무.
구상나무나 전나무는 열매가 위로 열리는데 가문비나무는 열매가 아래로 매달린다.
노루발풀(코바노이치야쿠소우)
아직 이름 확인 못한 꽃. 문박사님 말로는 야마하하코.
옥잠난(쯔바메오모토)
덩굴용담의 변종이란다.
아리도오시란.
내려오는 길 중간 이후부터 많이 만났던 꽃인데너무 작아서 찍기가 너무 힘들었다.
너무 작아 초점을 맞추기가 어려워 꽃이 제대로 나온게 없다.
토무라우시야마에서 8.5km나 왔는데 아직도 온천까지 3.3km 남았다.
정말 내려가는 길이 너무 길다.
0.7km구간은 하산에 15분 걸리고 자동차로 동대설장까지 20분만에 내려갈 수 있지만 우리는 자동차가 없으니 갈 수 없는 길이다.
그래서 지도에서는 1시간 15분이라고 적혀있는 3.3km구간을 꾸역꾸역 내려왔다.
자작나무와 조릿대. 조릿대가 너무 크고 온 바닥을 뒤덮고 있어 혼자 내려올 때는 약간 무섭기도 했다.
마지막 남아있던 3.3km 구간 바닥에서 많이 만났던 바위진달래(이와쯔쯔지)의 열매.
산에서는 과일을 못먹어 손톱 밑에 손까시래기가 일어났었는데 이 열매를 따먹으며 비타민C를 조금은 보충하지 않았나 싶다.
맛은 약간 시큼했는데 붉은 열매보다 아직 덜익은 푸른색이 더 많았다.
나무줄기에 붙어 자라던 만년석송.
가도가도 끝이없는 하산길인데 다시 오르막을 올라가야 하는 곳이 나와 너무 힘들어 바로 주저앉아서 쉬어가려는데 앉은 자리에서 바로 보였던 친구이다. 수정난풀인가?
얼마안가서 또 비슷한 친구를 만났는데 이 친구는 구상난풀인가?
드디어 동대설장이다.
산행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하루였다.
그래도 무릎이 다 내려올때까지 버텨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아침부터 무릎에 약간 통증이 있었는데 긴 하산길을 잘 견뎌줬다.
다음 날부터는 무릎이 드디어 고장이 나 걸을 때마다 자동으로 접혀서 절뚝거리며 다녀야했다.
간만에 개운하게 온천을 하였다.
다들 일찍 씻었는지 탕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좋았다.
실내에도 온천이 있고 바깥에도 온천이 있었는데 온천 주변을 흐르는 하천과 주변의 산이 바로 보였다.
그동안 고생한 어깨와 다리에 떨어지는 물로 맛사지도 해주고 나니 피로가 저절로 풀리는 느낌이었다.
온천을 하고는 옷들이 땀에 절어있어서 일본사람들처럼 유카타만 입고 맛있는 저녁을 먹으러 갔다.
긴 대설산 종주를 자축하며 건배도 하고...
우리 옆테이블에는 나이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일본 100대 명산을 모두 등산하신 연세가 70이 넘으신 분이 있다면서 인솔해온 여행사 사장님이라는 분이 한국의 몇몇 유명한 산에도 가봤다고 하면서 우리에게 포도주를 한 병 주었다.
술이 한 잔 되셔서 다음날 아침에 우리를 목적지까지 차로 태워다주기까지 하신다더니 다음날 아침에 식사할 때는 아는체도 하지않고 일행이 타는 차도 작은 봉고차여서 우리는 예정대로 버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2011년 대설산 꽃탐방기를 2023년 다시 작성한 것임. 다시 대설산 천상의 화원을 보러 갈 수 있을까? 티스토리로 옮기며 다시 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일본 홋카이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사히카와-도쿄-김포-울산(11.8.6) (0) | 2023.02.21 |
---|---|
동대설장-신도쿠-후라노 팜 토미타-비에이(11.8.5) (0) | 2023.02.20 |
대설산(충별악 피난소옥-오색악-화운악-Tomuraushiyama 南沼 야영지) 11.8.3 (0) | 2023.02.17 |
대설산(백운악 피난소옥-고원지대-충별악 피난소옥. 11.8.2) (0) | 2023.02.17 |
대설산(욱악 야영지-간궁악-북해악-백운악피난소옥)(11.8.1) (0) | 2023.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