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받은 자료를 티스토리로 23년 1월에 다시 옮긴 것임.
2005년 부산지리교사모임에서 첫 해외답사를 추진하는데 비행기 티켓 할인을 위한 인원(11명)이 모자라서 함께 갈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든 생각은 '한 번 가볼까?'였다. 그런데 미국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오래 생각할 시간이 없고, 빨리 결정을 해서 인터뷰 날짜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럼 한 번 가보지 뭐.’ 그렇게 이번 미국 여행은 얼떨결에 이루어졌다.
미국 여행을 위한 첫 번째 준비는 미국비자를 받는 것이었다. 여행사를 통해 미국비자 준비를 했는데 미국비자는 절차부터 사람을 기분 나쁘게 했다. 관련서류[전년도 소득금액 증명원(세무서 발행), 재직증명서, 호적등본, 잔고가 많은 통장의 5개월 치 복사 본, 교사자격증 사본, 미국 비자용 사진 1매 등등]를 준비할 때부터 까다로웠다. 이렇게 힘들여 준비한 서류가 통과되어도 서울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가서 인터뷰를 해야 했다. 여행사를 통해 인터뷰 시간을 통보받았지만 필요 없다고 했다. 무조건 줄서서 2시간 이상 기다렸다 응한 인터뷰는 더 허탈하기만 했다. 두어 가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질문에 답하고, 양손 검지의 지문 채취가 전부였다. 이런 취급을 받으며 여행을 가야 하나….
미국 서부지역은 빙하지형, 화산지형, 건조지형 등 각종 지형들의 박물관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우리는 제대로 된 답사를 위해서 두 달 전부터 사전모임을 통해 답사할 지역을 공부하고, 답사 자료집을 만들었다. 미국 땅이 워낙 넓고, 비행기 요금을 절약하기 위해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을 경유한 관계로 14일간의 여행 중에 1/4은 이동하는데 허비하고, 5박 6일의 3대 캐년 관광과 3박 4일의 옐로스톤 국립공원 등 두 개의 패키지 관광을 하게 되었다. 패키지 관광이라 일정대로 다녀서 편하긴 했는데 우리가 보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볼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8월 1일 : 김해공항 → Osaka → LA
여행을 시작하는 첫 날!
무슨 조화속인지 아침부터 장대비가 쏟아진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빗속을 뚫고 김해공항까지 차를 몰고 갔다.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서도 주차요금 걱정이 된다. 8월 1일부터 8월 14일 오전까지 계산된 주차요금은 무려 110,050원(평일 7,000원, 주말 10,000원). 정말 ‘허~~걱’이다.
김해공항에서 오사카의 간사이공항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간사이 공항은 오사카 왼쪽 바다를 길게 메워 공항을 만들었다고 한다. 9.11 테러이후 강화된 보안검색은 일본을 경유할 때부터 나타났다. 항상 여행할 때면 가지고 다니는 스위스산 등산용 칼이 짐 속에 있던 난 특별한 검사를 받아야했다.
간사이공항에서 대기하면서 만났던 미국 여행지와 관련된 사진들. 게이트가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탑승하는 곳이라서 미국과 관련된 사진들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브라이스 캐년 사진이 압도적이었고, 이 사진을 보며 이번 여행이 기대되었었다.
남쪽 날개 쪽에 LA가는 탑승구가 있어서 한산한 43gate에서 4시간 정도 대기하다가 드디어 오후 5시 정도 LA가는 JAL기에 탑승하게 되었다.
1일 오후 5시경 출발하여 11시간을 날아서 도착한 LA는 8월 1일 12시(한국시간 8월 2일 새벽 4시)였다. 날짜변경선을 넘어서 동경에서 서경 쪽으로 가면서 새로 16시간(한국과 일본은 같은 시간대를 쓰고, 우리나라와 LA는 원래 17시간의 시차가 나지만 summer time 기간이라서 시차는 16시간임.)이 시차만큼 주어졌다. 입국 심사 때 잠시 긴장을 하긴 했지만 비자 인터뷰 때 했듯이 양손 검지의 지문검사를 하는데 입국심사 하는 미국인이 ‘왼손’, ‘오른손’을 어설픈 한국말로 하는 바람에 긴장이 풀렸다. 그리고 안경을 벗고 홍채검사를 위한 사진을 찍었다. 관광비자로 미국을 입국하면 6개월 비자를 주는데 이유는 캠핑카를 타고 미국 전역을 다니며 여행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6개월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후 시간은 자유시간이라 조를 나눠서 LA시내로 진출했는데, 언어의 장벽 때문에 애초에 산중턱에 있는 Hollywood sign을 보려던 우리의 계획은 깨지고, 헤매다가 Universal Studio의 겉모습만 보고 왔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갈 때는 버스로 이동했는데 운전사한테서 하루 종일 버스와 지하철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1일 Ticket을 3달러를 주고 샀다. 돌아올 때는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표 파는 사람은 없고 무인발급기만 있었고, 우리나라 지하철처럼 환하지 않고 어두워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도 별로 많지 않았는데 열차가 들어올 시간이 되니까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우리는 저녁으로 먹을 빵과 오렌지 주스, 포도 등을 샀는데 정보가 빠른 부산샘들은 아씨라는 한인마트에서 흰밥과 찰밥, 김치, 나물등을 사가지고 왔다. 입안이 헐어서 김치같은 자극적인 음식은 먹는게 힘들었다.
정말 길고 피곤했던 하루 40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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