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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래스카

2009.8.1 달톤하이웨이와 파이프라인, 북극해

 

달톤하이웨이를 따라 가다가 만난 파이프라인

 

Galbralth lake 야영장은 주변에 버드나무들이 좀 있긴 했지만 허허벌판에 있어서 그런지 밤새 추워서 뒤척이며 잠을 설쳤다.

바닥도 잔 돌맹이들 때문에 울퉁불퉁하고, 냉기는 올라오고...

베개로 베었던 노란색 점퍼를 다리쪽에 덮고도 추워서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잤다.

Galbralth lake 야영장 건너편

 

9시 넘어 일어나 빙하 녹은 물이 흐르는 개울에서 샴푸 없이 머리를 감고 세수도 했다.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텐트 친 곳 바로 앞에 보이는 야산으로 트레킹을 갔다.

하천을 건너야 해서 맨발로 건넜는데 물에서 나오는 순간 발이 너무 시렸다.

다양한 관목들이 자라고 있는 툰드라 지역은 너무 푹신푹신하여 발로 밟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12시 10분경 캠프장을 떠났다.

 

 

야영장 건너편에 트레킹을 가서...

빙하 녹은 물이 만든 개울

 

달톤 하이웨이는 북극해에서 나는 기름을 수송하기 위해 만든 도로로 송유관(Pipeline)과 나란히 달리는 구간이 많았다.

송유관은 북극해 Prudhoe bay의 데드호스(Deadhorse)에서 태평양 연안의 발디즈(Valdez)까지 이어져 있었다.

달톤 하이웨이를 가는 내내 송유관이 보여서 다른 사람들은 금방 흥미를 잃었지만 나는 알래스카 가면 꼭 봐야할 것 중에 하나로 송유관을 꼽았기 때문에 계속 다양한 모습의 송유관을 찍었다.

기름이 지나가는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일부 구간은 굽어진 곳도 있었고, 중간에 펌프 스테이션(Pump Station)도 있었다.

 

다양한 모양의 파이프라인

 

파이프라인의 위치를 알려주는 이정표
툰드라의 지평선을 따라 이어지는 파이프라인

 

송유관( Pipeline)은 일부 구간은 땅 속에 묻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상으로 설치를 하였다.

땅 속에 송유관을 묻을 때는 영구동토층이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송유관에 영향을 줄까봐 콘크리트 작업을 통해 송유관을 고정시켰다고 한다.

Atigun Pass에 있던 파이프라인이 지상에서 지하로 들어가는 구간.

 

지상에 있는 송유관도 땅에서 일정한 높이를 유지하며 받침대로 고정을 시켰는데 이유는 야생동물들이 지나다닐 통로도 확보하고,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툰드라 기후 지역에서 송유관의 파손도 막고, 강도 8.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받침대 양쪽 위에 있는 것은 Radiator이다.

 

앵커리지 시내에 있는 박물관에도 대공사였던 파이프라인 건설과 관련된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었다.

패턴이라는 사람이 처음 사장으로 취임하였고, 총 공사 기간은 3년 2개월이 걸렸으며, 공사에 동원된 인원은 70,000명, 총 공사비는 80억 달러가 들었다고 한다.

파이프라인과 관련된 정보들

 

송유관 안쪽에 기름이 달라붙는 걸 막기 위해서 송유관 속을 돌아다니며 ‘Pigs’가 청소도 한다고 한다.

석유가 발견된 초창기에 송유관 안쪽에 들러붙은 이것을 제거하던 인부의 몸에 난 상처에 이 끈적끈적한 성분이 묻었는데 신기하게 상처가 나았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듣고 화학자 로버트 체스브로우가 연구하여 만들어낸 의약품이 바로 석유에서 추출한 '바셀린'이라고 한다(출처 : 경제지리 만화교과서).

화상치료나 피부를 보호하는데 탁월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에 발 뒤꿈치 튼데 많이 바르는 걸로 알고 있다.

어디서 옛날에 석유를 치통약이나 류머티스약으로 사용했다고 듣긴 했었는데...

 

파이프라인 청소부 pig

 

 

고속도로를 따라 끝없이 펼쳐진 툰드라 지대를 지나다가 발견한 면화처럼 두툼해 보이는 황새풀.

 

 

북극해 투어는 하루전에 예약을 해야한다고 하여 어제 Coldfoot 여행자센터에 있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공중전화로 신청을 하였다.

아침 8시와 오후 5시 밖에 없어서 우리는 오후 5시로 예약을 하는데 여권번호를 다 불러줘야했다.

기대를 했던 북극해 투어는 좀 실망스러웠다.

버스에 타고 가면서 운전기사가 설명을 해주고 북극해 입구에 내려놓고 알아서 몇 시까지 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북극해는 안내판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보는 흔한 바다처럼 보였다.

바닷물은 별로 차갑지 않았지만 북극에 가까워서 그런지 여름이지만 날씨는 차가워서 알래스카 어머니가 빌려주신 스웨터를 안에 입어야 했다.

 

북극해 투어 버스
북극해를 배경으로

 

이 나무들은 어디서 왔을까?

 

 

북극해(8월 1일) Deadhorse 주변에 있는 엄청난 숫자의 호수와 끝없는 툰드라는 야생동물과 철새들의 천국이었겠지만 지금은 석유가 발견되면서 인간들한테 자리를 뺏기고 석유 시설물들 사이에서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석유관련 시설물들 사이에 있는 빙하호 주변의 고니와 철새들.

 

 

북극해 Prudhoe Bay 주변의 빙하호와 북극해 Pipeline이 표시된 지도

호수와 파이프라인이 보이는 지도

 

 

 

저녁 8시경 Caribou Inn에서 뷔페로 저녁식사(1인당 20불)를 했다.

인디언 말로 '거대한 땅'이라는 알래스카는 남북한 면적의 7배나 되고, 미국 본토 석유 공급의 20%를 공급한다고 한다.

그리고 지구온난화 때문에 환경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곳인데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혀를 끌끌 찼다.

음식물 쓰레기와 1회용 용기, 음료수가 함께 버려지고 있었다.

미국의 큰 야영장에서만 캔이나 플라스틱을 분류했고, 대부분 야영장에서는 분리수거가 우리나라처럼 체계적으로 되지 않아 모든 쓰레기를 같이 버렸다. 

아무리 물자가 풍부한 미국이라고 하지만....

 

 

 

저녁 9시 20분 출발하기 전에 자동차에 기름을 가득채워서 출발해야겠기에 Deadhorse에서 주유소를 찾느라 빙빙 돌았다.

우리나라처럼 주유소 간판이 크게 있는 것도 아니라서 빙빙 돌다가 건물에 페인트 칠을 하고 있던 어떤 아저씨한테 물어서 겨우 기름을 넣었다.

그 아저씨는 83년 포항에서 있었던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팀스피리트에 참가하여 우리나라를 알고 있어서 굉장히 반가워 했다.

알래스카 데드호스에 있던 주유소. 이러니 어떻게 주유소인줄 아냐고요.

 

또 Deadhorse 들어가기 전에 만났던 미국인은 흰색 부엉이가 있는 곳부터 해서 많은 것을 알려주었고, 물까지 6병을 주고 가서 찾았는데 못찾다가 기름넣고 나오다가 기적적으로 다시 만나 볼품없지만 Korea가 적힌 장구 휴대폰 고리를 선물로 주었다. 마지막까지 순록이 있는 곳을 알려주었다. 

북극해 부근에서 만난 ' 쉬'를 하고 있는 순록.

 

 

▲ 석유 관련 시설물과 빙하호, 순록

 

 

Deadhorse를 출발해 달톤 하이웨이(현재 11번도로)를 달려 페어뱅크스 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저녁을 먹고 기름도 보충하고 달톤하이웨이를 달려 내려가기 전이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다보니 차는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이때가 밤 9시 30분경이다. 8월 1일 9시 30분경부터의 백야현상 모습이다. 백야현상으로 주변이 낮처럼 환하다.

달톤 하이웨이 비포장 도로를 달려 먼지를 하얗게 뒤집어 쓴 자동차.

8.1 밤 9시 36분

밤 9시 36분의 모습.

8월 1일 밤 9시 39분. 우리들의 그림자 모습

밤 9시 39분

밤 10시 18분.

밤 10시 18분.

밤 11시 14분.

밤 11시 14분.

밤 11시 59분. 노을만 붉지 해는 지지않은 것 같다.

밤 11시 59분. 노을만 붉지 해는 지지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