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정을 잡을 때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 디날리 국립공원(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했으며 달러로 계산함. 야영장 319,915원(3박)/6 = 53,319원, 버스비 136,351/6=22,725원)을 다른 곳들보다 먼저 가기로 했다.
디날리 국립공원은 북미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매킨리산(현재는 디날리산)이 유명한 곳이다.
높이는 그렇게 높지 않지만 등반하기 어려운 곳으로 유명하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올랐던 고 고상돈씨가 등반하던 중 사망한 곳이기도 하다.
매킨리산이 드디어 원래의 이름을 되찾았다고 한다.(해발 6,168m의 북미 대륙 최고봉인 알래스카 산맥의 주봉 매킨리 산이 거의 1세기만에 ‘디날리’라는 본래 이름을 되찾게 됐다. ‘디날리’는 알래스카 원주민의 언어로 ‘숭고함’이나 ‘위대함’을 뜻한다. 미국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31일 북극 고위급 다자회의 폐막식 참석차 알래스카를 방문하는 자리에서 이런 사실을 직접 공식 발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모든 연방기록 및 공식 지도에서 ‘매킨리’라는 이름은 사라진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샐리 주얼 내무장관은 지난 28일 매킨리의 명칭 변경에 서명한 바 있다. 미국 법에 따르면 지명위원회가 합리적 시간 안에 명칭 변경을 결정하지 않으면 내무장관이 바꿀 수 있도록 돼 있다. 한겨레신문 2015.8.31)
디날리 국립공원은 지속가능한 개발의 대표적인 사례로 보였다.
사전 예약제로 인원을 제한하고 있었고, 전기 시설 등 편의시설이 전혀 없어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호하면서도 관광객은 유치하는 개발과 환경보전을 동시에 하고 있는 부러운 국립공원이었다.
전기가 없는지 몰랐던 나는 어디서나 충전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여분의 카메라 배터리를 많이 준비하지 않아 간을 졸여야 했다.
우리는 디날리 국립공원 야영장을 들어가는 11시 버스를 탔는데 앞쪽은 좌석이고, 뒤쪽은 짐칸이었다.
버스 운전기사는 승객들의 짐을 받아서 차에 싣기도 하고, 디날리의 야생 동물에 대한 설명도 하면서 운전을 했고, 가다가 주변에 야생동물이 보이면 ‘stop’을 외치라고 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stop을 외치기 전에 먼저 야생동물을 발견하고 열심히 설명해 주었는데 야생 늑대는 우리 차 옆을 유유히 지나갔고, 그 외에 뇌조, 캐러부(Caribou, 순록), 무스(Moose, 북미산 말코손바닥사슴), 그리즐리(곰) 등 다양한 동물들을 멀리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동물들이 많지는 않았다.
야영장에는 오후 4시 40분경 도착하여 짐을 둘러메고 가는데 여행책자(나는 알래스카를 여행한다)에서 보았던 할머니 자원봉사자가 무전기를 손에 들고 여행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반갑게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우리가 텐트 칠 곳을 찾아 두리번거리자 이용하는 장애인이 없으니 장애인 표시가 있는 곳에 텐트를 쳐도 된다고 하셨다.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 확실히 화장실도 가깝고, 음식물 보관소도 가까운 곳이었다.
디날리 국립공원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데크가 28곳이고, 그 중 2곳이 장애인용이었다.
야영장에서 우리를 안내했던 70살이 넘은 할머니 자원봉사자는 은퇴 후에 남편과 같이 자원봉사를 하신다고 여행 책자(나는 알래스카를 여행한다)에 소개된 분이셨기 때문에 우리 일행들은 할머니를 저녁에 본격적으로 방문하였다.
3년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따님의 도움을 받아서 지금은 혼자서 캠핑카를 지키며 자원봉사를 하고 계셨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소개된 책자를 보여드리자 신기해하셨지만 책을 선물로 드린다고 했을 때는 사양을 하시며, 대신 자기가 그 책에다 사인을 해주면 더 의미가 있을 거라시며 나를 감동시켰다.
그런데 야영장 주변은 지구온난화의 여파인지 많은 가문비나무들이 들어와 자라고 있었다.
툰드라 지대에는 곰이 좋아한다는 블루베리와 키 작은 자작나무, 난쟁이 버드나무 같은 관목과 군데군데 지의류와 선태류들이 자라고 있었다.
야영장 주변에 있던 처음 보는 검푸르게 익은 블루베리가 신기하여 따먹었는데 맛은 뭐라고 표현하기가 묘했다.
단맛보다는 약간 신맛이 강했다.
디날리 국립공원 안 야영장에서 자고 일어났을 때 눈앞에 펼쳐진 매킨리산군은 마술을 보는 것처럼 환상적이었다.
여행 내내 날씨 운이 좋았던 우리는 둘째 날 매킨리산의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었다.
전날 도착했을 때와 다음날 떠날 때는 매킨리산은 보이지 않고 시커먼 지평선만 보였는데…
둘째 날은 다른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테이블에 앉아 오전 내내 매킨리산을 계속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매킨리 정상이 보이지않아 무료하기도 하고해서 텐트에 들어와서 쉬면서 책보다가 산보다가 했다.
일행 중 4명은 근처에 있는 호수로 산책을 갔고 2명만 남아서 매킨리산을 보고 있었는데 오전 내내 봐도 질리지 않았다.
구름이 계속 다른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었기 때문에....
멋진 매킨리산의 모습에 감탄 또 감탄.
오전 11시 20분경 드디어 모습을 보이는 매킨리산 정상.
오후에는 매킨리 바 트레일(Mckinley Bar Trail)로 트레킹을 갔는데 캠핑장에서 매킨리강까지 8km에 이르는 코스이다.
앞서간 동물에 관심이 많은 일행들이 가문비나무에 영역 표시를 해놓은 곰의 흔적을 보았다고 알려주었다.
트레킹을 하다가 만난 습지와 이끼들
매킨리강 앞에서 바라본 매킨리산은 야영장에서 본 매킨리산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트레킹을 끝내고 돌아오면서...
툰드라는 여름에는 기온이 0~10℃이기 때문에 지표는 활동층이 된다.
땅속은 여전히 영구동토층이 있기 때문에 녹은 물이 흐르는 작은 하천과 곳곳에 작은 빙하호나 습지가 발달하고 있었다. 이런 습지때문에 모기가 많다.
디날리 야영장의 밤 풍경. 11시 가까운 시간인데 밝은 것은 백야현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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