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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산타클라라(12.2.6.월 )

Monumento al Che의 동상과 함께...

 

 

일정 : 비달광장-피자집(Pullman)-아이스크림가게(Coppelia)-장갑열차 기념비-Monumento al Che-Mirador Capiro

 

산타클라라에서는 체 게바라 기념관을 가야하는데 마침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고 하여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집을 나섰다. 어젯밤에는 몰랐는데 아침 7시부터 집앞이 시끄럽고 마차소리도 요란하더니 시가공장에 출근하는 사람들때문에 시끄러웠나보다.

창살 틈으로 보니 사람들이 제법 많이 앉아 일하고 있었다.

민박집에서 나가 오른쪽으로 1블럭을 갔다가 왼쪽 방향으로 계속 직진을 해서 3블럭에 Voulevard가 있었고, 한 블럭을 더 가면 비달광장이었다.

 

무슨 나무의 꽃인지 모르겠다.

 

 

Boulevard라고 적혀 있던 Independensia 거리. 

중간에 화분이 놓여있어 차들이 없는 거리라서 좋았다. 

이곳에는 외국에서 수입한 생필품들(물, 가전제품, 과자, 옷, 주방용품 등)을 판매하는 슈퍼가 많았는데 사람들로 많이 붐볐다.

이곳은 계산을 cuc으로만 하는데도 가게에 손님들이 넘쳐났다.

시골이었던 트리니다드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트리니다드에서는 내 배낭에 꽂혀있는 플라스틱 물병을 달라고 2명이나 얘기를 했었고, 심지어는 내가 손목에 했다가 목에 둘렀다가 했던 붉은 빛깔이 나는 손수건도 달라는 사람이 있었다.

물자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았다.

 

 

 

 

인데뻰덴시아 거리에 있던 El Pullman이라는 피자집에 먼저 갔다.

우리가 외국인이라고 값이 비싸고 가격이 5~7cuc로 적혀있는 영어 메뉴판을 갖다주길래 MN메뉴판을 달라고해서 보니 치즈피자는 6MN, 닭고기 피자는 7.2MN, 콜라는 10MN이었다.

현지인들은 콜라값이 비싸니까 바깥에서 사서 들고와서 피자를 시켜먹었다.

가족 단위로 와서 외식하듯이 먹고 가는 사람들도 있고, 가족단위이지만 콜라 값이 없는지 피자만 사서 먹으면서 가는 가족도 있었다.

어떤 남자는 그릇을 가져와서 5개 정도 피자를 사서 담아갔다.

피자는 빵이 두꺼웠고 약간 밀가루 냄새가 나는 듯 했다.

한 끼 식사를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메뉴였다.

El Pullman 피자가게

 

 

피자가게 가기전에는 우리랑 트리니다드에서 같은 민박집에 묵었던 핀란드 남자애가 길가 술집에 앉아 혼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것을 보았다.

직장에 3개월 휴가를 내고 쿠바에만 오랫동안 머무르는 것 같았다.

트리니다드에서 밤에 공연을 보러가다가 혼자서 걷고 있길래 어디가냐고 했더니 'just going'이라고 했던...

 

아이스크림 가게(Coppelia)에 갔더니 영업을 안하는지 문을 닫았고, 길거리에서 콘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었다.

다행히 문을 닫았지만 가게에는 여전히 테이블과 의자가 그대로 놓여있어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사서 테이블에 앉아 먹었다.

조금 있었더니 어떤 아저씨가 오더니 나가라고 했다.

어쩐지 문닫은 가게 치고는 깨끗하다 했더니 아저씨가 관리하고 있었나보다.

우리가 조금만 앉아있다가 간다하면서 다리가 아프다는 시늉을 했더니 봐줬다.

옆 테이블과 의자에는 겁없이 참새가 와서 쉬었다 가고 나가는 쪽 정면에는 생각하는 사람과 포즈가 닮은 조각이 자리잡고 아래에는 나무도 심어져 있었다. 왜 문을 닫았을까?

 

문닫은 코펠리아.

 

 

한참을 앉아서 쉬다가 아바나 가는 택시편 알아보러 여행사 비슷한 곳을 찾다가 information 같은 곳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여행하면서 쿠바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지도를 얻었다. 

그리고 우리가 가볼만한 곳을 추천해달라고 하여 지도를 보면서 찾아다녔다.

아저씨가 월요일에도 장갑열차 기념비는 열려 있다고 하여 먼저 그곳으로 갔다.

가이드북에는 화~금요일만 문을 연다고 되어있어서 포기했었는데...

더구나 돈도 안 받았다.

책에는 1cuc라고 되어있고, 입구 안쪽 오른쪽에 매표소가 보였는데 직원들은 밖에 나와 앉아서 잡담하고 있고, 사람들이 드나들어도 돈 받을 생각을 안했다.

한쪽에는 견학 온 학생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었다.

 

1958년 12월 29일 체 게바라가 이끄는 24명의 혁명군이 불도저로 선로를 끊고 300여명의 바띠스따 장부군이 탄 무장기차를 습격해서 단 90분 만에 열차를 탈취하는데 성공하였다고 한다.(100배 즐기기)

 

 

책에서 보기는 했지만 포클레인은 너무 작았다.

철로를 망가뜨리는 데는 무리가 없겠지만 우리나라의 건설장비를 생각하니 작아보였다.

기념비석에는 알지 못하는 글자들이 적혀있고, 기념 조형물은 뭔가 폭발할 때 불똥이 튀는 듯한 모습이었다.

열차는 사진과 당시의 군복이나 게릴라들이 사용하던 물품이 전시되어 있었고, 마지막 기차는 갤러리로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다.

어떤 기차 칸은 그때의 치열한 전투 흔적이 총알 자국으로 남아 있었다.

물론 아무 표시가 없으면 우리는 몰랐을텐데 친절하게 표시가 되어 있었다.

선로를 끊었다는 불도저

 

당시의 철도 레일.

 

 

당시의 치열한 전투를 보여주는 총알 박힌 자국들.

 

 

 

다음으로는 체의 동상을 찾아서 Monumento al Che를 물었는데 사람들은 체 게바라 기념관을 알려주었다.

 

Monumento al Che는 어떤 건물 앞에 있었는데 체가 아이를 왼손으로 안고 있는 모습이었다.

동상 앞에는 누군가 가져다 놓은 꽃다발이 놓여있었다.

다양한 포즈로 체와 사진을 찍었다.

 

그냥 지나칠뻔 했는데 우리보다 먼저 와서 구경하던 남미(엘살바도르, 아르헨티나)쪽에서 왔다는 여자 관광객들이 보길래 따라서 보았더니 체의 혁대 버클에서는 많은 군인들이 걸어나오는 모습이, 상의 주머니에는 말에 탄 체인지 사람이 있고, 오른발 바지 주머니 옆 주름에는 쉬고있는 군인이, 왼발 바지 옆쪽에 붙은 주머니 주름에는 포복을 한건지 기어오르는지 두 사람이 보인다.

오른쪽 겨드랑이 안에는 남자가, 왼팔 겨드랑이 안에는 여자가 등쪽에는 구멍이 뚫린 모습이 저금통 구멍같았고, 구멍 아래로도 사람들이 그려진게 보이고, 오른쪽 어깨위에는 염소를 타고 있는 아이가 작게 놓여 있었다.

체가 안고 있는 아이 손에도 뭔가 들고있는 게 있는데 무엇인지 모르겠다.

동상을 만드는 사람이 재미로 만들어놓은 것 같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언덕을 찾아가는 길에 초등학교가 있었는데 부모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이들 손을 잡고 오고 있었다.

학교 안에는 아직 남아있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여자애들은 줄넘기를 하고 있고, 남자애들은 집으로 데리고 갈 사람을 기다리는지 건물 앞에 모여 있었다.

나이를 오초(8살)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였다.

순수한 아이들이 사진을 찍으니 달려와 포즈를 취하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Mirador Capiro라는 언덕을 올랐는데 많이 높지는 않았지만 산타클라라를 조망하기에는 그만이었다.

이곳 정상에도 체의 모습이 있었다.

올라가는 길은 계단으로 되어 있는데 양쪽으로 야자수들이 다양하게 자라고 닭들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사회주의국가라는게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언덕에서 내려올 때는 올라갈 때와 다른 방향으로 내려왔는데 동네 꼬마들이 나와서 연을 날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방패연 같은 게 아니라 그냥 십자모양으로 나무를 붙인 마름모 형태의 간단한 연으로 꼬리를 심하게 길게 붙였는데 의외로 높이 잘 날았다.

 

언덕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밭에는 바나나를 비롯한 작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언덕위에도 체의 모습이....

 

언덕 위에서 산타클라라를 내려다보며...

 

쿠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자유로운 분위기인데 바깥으로 나있는 창은 다양한 무늬의 쇠창살로 도둑들의 침입을 차단하고 있었다.

이웃과 얘기할 때도 창문을 열고 쇠창살 사이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특이했다.

어떤 집에서는 쇠창살 안쪽으로 팔려고 하는 물건들을 전시해놓고 있기도 했다.

 

쿠바의 다양한 쇠창살

ㅏㄴ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여행기 자료를 2023년 티스토리로 옮긴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