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카 이스나가의 가게에서 구입한 체 게바라 티를 입고 맛난 사탕수수 음료를 한 잔...
간만에 푹 자고 먹는 아침 식사가 환상이었다.
빵 1인당 2개에는 치즈가 들어있는 걸 구워주었고, 계란도 풀어서 후라이를 해주었고, 파파야와 피냐, 구아바 과일까지, 거기다 처음 먹어보는 구아바 쥬스에 커피까지...
남은 빵은 점심때 먹기위해 챙겼다.
구아바 쥬스와 과일.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9시 30분에 역에서 증기기관차가 마나카 이스나가 사탕수수 농장까지 간다고 하여 서둘러 역을 찾았는데 관광객은 한 사람도 안보이고 일하는 아저씨들만 보였다.
기차는 운행을 안한다고 하였다.
대신 기다리라고 하더니 어디에서 택시를 불러왔다.
25cuc를 내라고 했지만 깎아서 20을 내고 왕복하였다.
앞으로 쿠바에서 많이 만나게 되는 오래된 자동차였다.
택시는 1958년데 생산된 자동차라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증기기관차가 운행되었던 기차역. 분명히 기차도 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운행을 안한다고...
우리가 탔던 올드카 택시
잉헤니오스 계곡을 따라 기차가 달린다고 했는데 우리는 포장된 도로를 택시를 타고 21분 정도 달려 농장에 도착했다.
마나카 이스나가 가는 길...
주차되어 있는 택시 중에 현대차가 있어서 반가워서....
식당에 전시된 인형도 구경하고, 집 뒤로 가서 사탕수수 즙짜는 기계도 돌려보기도 하다가 다시 식당으로 와서 구석에 있던 기념품 가게를 찾았다.
가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빨간색에 크게 체 게바라 얼굴이 모자이크 된 티였다.
가격은 12.95cuc였는데 정샘은 노란색에 쿠반이 그려진 걸로 2개를 살거니까 20에 달라고 흥정을 했는데 안된다고 하여 24를 주었다.
나중에 정작 체 게바라로 유명한 산타클라라에서도 체 게바라 기념품은 티를 비롯하여 너무 볼품이 없었기때문에 이때 티를 잘 산거였다.
티는 바로 입고 다녔다.
마당에 있던 사탕수수 끓이던 솥은 녹이 슬고 금이 가 있었다.
동네 아낙들이 팔고 있던 옷과 테이블 보.
사탕수수를 끓이던 솥.
사탕수수를 짜던 기계.
식당의 식탁에 장식되어 있던 인형들.
잉헤니오스 계곡 주변 지도.
다음으로 간 곳은 노예 감시탑으로 높이는 45.5m라 하였다.
7층을 올라가는데 136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전망이 좋았는데 이곳에서 사탕수수 밭에서 일하던 노예들을 감시했다고 한다.
입구에는 돈을 받는 사람이 있었는데 입장료는 1cuc였다.
올라가면서 보니 예전에 사탕수수를 심었던 밭에는 사탕수수는 거의 안보이고 다른 작물을 심었거나 초지를 조성하여 소를 방목하고 있었다.
체 게바라 티를 사기 전 노예감시탑을 배경으로.
노예감시탑에서 내려다 본 모습.
노예감시탑을 올라가다가...
택시 세워놓은 곳으로 가다보니 Jugo De Caňa(사탕수수 쥬스)를 파는 곳이 있어 사먹었는데 약간 풋내가 났지만 시원하고 달콤했다.
1잔에 1MN. 전샘과 정샘이 아침에 출발하기전 숙소 사장에게 5cuc을 현지인들이 쓰는 MN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버스터미널(비아술,viazul)에서 내일 산타클라라 가는 버스표(오후 3시)를 예매(1인당 8cuc)했다.
앙꼰 해변까지 택시는 얼마하냐고 물었더니 8cuc으로 너무 비싸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버스는 오후 2시에 출발한다고 하여 다시 마요르 광장으로 갔다.
마요르 광장에서는 마침 성인식 촬영을 하고 있었다.
이쁘게 화장은 했지만 아직 솜털이 뽀송한 16살이라 예뻤다.
가난한 집 딸인지 승용차에 풍선을 매달고 있는게 아니라 꼬꼬택시에 풍선이 매달려 있었다.
비디오를 찍는지 소녀한테 걸어오라고도 하고 다양한 포즈를 요구하였는데 우리도 덩달이 신나서 사진을 찍었다.
그애 엄마가 미리 주소를 적어두었는지 주면서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우리도 잘 인화를 안하는 사진을 보내주기는 그렇고 젊은 애한테 이메일 주소를 물어서 받아왔다.
쿠바는 인터넷 사정도 별로 안좋아서 용량이 큰 사진메일은 다운받기도 쉽지 않을텐데...
어쨌거나 여행 끝나고 현실에 돌아와 바쁘게 적응하느라 사진을 보낼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
여행기를 이제서야 적고(2012.11.21) 있으니...
1시 30분쯤 정류장으로 갔는데 택시기사들이 계속 접근해와서는 처음에는 8을 부르더니 5까지 내리더니 나중에는 버스가 안온다고 거짓말까지...
2시 가까이 되어 버스가 안온다고 했던 아저씨가 내 티를 보며 빨간색 버스라고 하더니 정말 빨간색 트리니다드 투어 버스가 오고 있었다.
우리를 놀리려고 그랬는지...
해변까지는 35분 정도 걸렸는데 비치에 있는 의자도 공짜라고 하여 앉아 있었는데 웬 놈들이 오더니 벤치를 렌트할 거냐고 하여 안한다고 하였다.
투어버스는 아침 9시에서 저녁 9시까지 운행을 하는데 앙꼰 해변은 6시가 막차였다.
해변에서 놀다가 볼 일을 보기위해 화장실을 찾아가다가 못찾고 호텔안을 헤매다가 객실 청소하는 아줌마에게 물었더니 괜찮다고 하면서 청소하던 객실에 들어가서 볼 일을 보라고 하였다.
그리고 내가 입은 티를 보더니 작은 사진 한 장을 주는데 체의 젊었을 때 사진이었다.
보고 돌려주려고 하니 나하라고 하여 들고 왔다.
지금은 어디두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두 사람은 바다에 들어가 수영을 하고 나는 짐을 지키며 정샘이 가져온 법구경을 읽었다.
구구절절 모두 옳은 소리들만 적어놓은 경전이었다.
아직 내 허벅지에는 아쿠말에서 놀았던 흔적으로 허벅지 안쪽에 벌겋게 작은 반점들(햇빛 알레르기)이 돋아있어 바다에는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노예 감시탑에서 만났던 중국 관광객들을 버스 정류장에서도, 앙꼰 해변에서도 만났다.
나보고 짐 지켜준다고 들어가라고 한다.
앙꼰 해변도 멋지지만 워낙 멋진 파라이소를 보고와서 그런지 눈에 안찼다.
우리가 탔던 투어버스는 분명 갈 때 우리 숙소를 지나가서 돌아올 때도 우리 숙소쪽으로 오면 내려달라고 하려고 눈을 부릅뜨고 지켜봤는데 다른 곳으로 돌아와서는 전혀 모르는 곳에 내려놓아 길에 있던 사람들에게 물어서 찾아왔다.
앙꼰 해변 풍경트
아침에 랍스타를 해달라고 주인아저씨에게 부탁을 했었는데 정말 저녁에 먹은 랍스타는 내 손만큼 컸다.
랍스타는 질길 정도로 탄력이 좋았다.
감자와 양파 볶은 것, 오이와 토마토, 피클, 콩깍지 샐러드까지...
오늘은 밥은 팥밥이었는데 쿠바사람들의 평상시 먹는 밥이 팥밥이라고 한다.
따꼬를 먹을 때도 팥을 삶아서 갈아서 걸쭉하게 만들어 발라서 먹거나 밥에 얹어 먹더니 팥을 왜 좋아하는걸까?
포식을 하고 마요르광장으로 다시 갔다.
벌써 연주가 시작되었고 사람들도 자리를 잡고 구경하고 있었다.
노래하는 사람들과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 사이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은 흥에 겨워 춤을 추었다.
처음엔 3-4팀이 추더니 나중에는 정신없이 10팀이 넘게...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팀은 키가 아주 큰 탑과 핫팬츠를 입은 여자애와 키작은 남자 팀이었다.
몸이 얼마나 유연한지....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여행기 자료를 2023년 티스토리로 옮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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