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설날인 1월 23일 모처럼 늦잠을 8시까지 자고 빵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제일 먼저 간 곳은 호텔 근처에 있던 지진으로 많이 허물어진 건물은 지나고, 건물 뒷편이 제재소로 이용되고 있는 교회 건물이었다.
교회 앞부분은 어느정도 남아있었지만 성인들의 조각상은 머리 부분이 없는게 많았고, 교회 뒷부분은 형체만 남고 거의 무너졌는데 제재소로 이용하고 있었다.
지진으로 무너진 교회인데 아예 출입을 못하게 막아두었다.
건물 앞부분만 남아있지만 앞쪽으로 마당도 있고 커피나무도 둘레에 심어져 있고, 꽃이 자귀나무 닮은 나무와 보라색 꽃이 피는 산타클라라가 있었던 교회.
마당 가장자리에 커피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커피가 빨갛게 익은게 있어 문질러보니 커피콩 2개가 있었다.
잎은 상록이라 가죽질처럼 느껴졌고, 기념으로 한 잎 가져가려고 했더니 온 커피나무가 진딧물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산 후안 마을의 커피나무에서는 못보았는데 이곳에서는 한 나무에 아직 커피 꽃이 피어있는게 있어 무지 반가웠다.
커피 꽃과 아직 녹색인 열매.
잎은 상록이라 반짝반짝 빛이 난다.
몇 군데 여행사를 들렀는데 파카야화산 가는 투어비가 제각각이었다.
8~11달러까지... 우리가 묵었던 호텔은 11, 어떤 곳은 8.5, 우리가 마지막으로 간 곳은 허물어진 교회 앞쪽에 있는 여자분이 하는 곳이었는데 화산 투어비가 8$, 코판가는 비용 18$, 합해서 26$인데 1인당 25$로 깎았다.
화산 투어는 오전과 오후에 있었는데 우리는 오후 2시 화산투어를 하기로 했다.
코판은 모레 새벽 4시에 떠나는 걸로...
여행사에 물어 커피점을 찾아갔는데 직접 볶은 커피는 지난 금요일(20일) 볶은 것이라며 볶는 기계와 가는 기계를 보여주었고, 에스프레소도 한 잔씩 주었다.
쓰기만 한 줄 알았던 에스프레소가 그렇게 고소한 맛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고, 지금껏 내가 마신 커피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설탕을 조금 넣고 마셨는데 생각보다 진하지 않았고 입을 헹구기 위해 생수를 먹었더니 입안에 고소한 향이 계속 남아있어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에스프레소를 한 잔 얻어마시고 커피를 산 가게.
우리를 안내했던 여직원. 뒤쪽으로 커피를 볶거나 분쇄하는 기계가 보였다.
금요일에 볶았다고 한 커피.
우리가 샀는데 향기가 너무 좋았다.
여행 내내 배낭을 만질때마다 향기가 났었고, 긴 여행을 끝내고 한국에 와서도 한동안 향이 많이 났었다.
아래에 보이는 한 봉지가 400g 넘는 양이고, Q45인데 6달러에 샀다.
다시 거리로 나와 시계탑으로 가다가 아구아 화산과 시계탑을 배경으로 세밀화를 그리는 화가들의 그림을 구경했다.
그중에 케찰과 앵무새를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었는데 Q100이 넘고 깎아주지도 않아 그냥 왔다.
조금 더 가니 시장처럼 보이는 가게에 커피와 초콜렛을 비롯한 다양한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있어 분쇄한 커피를 봉지에 넣어 과테말라산 천으로 포장을 하고 인형을 붙인걸로 2개(80케찰)를 샀다.
10$는 절대 안된다고 하여 11$내고 3.50케찰로 거스름돈을 받았다.
다음으로 La Merced로 갔다.
교회건물이었는데 건물은 많이 무너졌지만 분수대가 멋지게 남아 있고 귀퉁이마다 화려한 색상의 부겐빌리아가 2층까지 자라 멋지게 늘어져 운치를 더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귤을 압축기에 넣어 바로 쥬스를 만드는 아저씨가 있어서 한 잔(1달러) 사 먹었다.
샌드위치를 간단하게 만들어 먹고 화산 투어를 나섰다.
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옆으로 매는 작은 가방에 렌즈와 지갑, 물병만 넣고 갔다.
2시 10분 호텔에서 출발하여 산행기점에 3시 20분쯤 도착하였다.
우리를 안내한 가이드를 따라 Q50을 준비하여 매표소에 도착한 시간이 24분.
현지인은 20인데 관광객은 배가 넘는 50을 받았다.
말을 타고 가라고 현지인들이 계속 따라 붙었는데 산행길은 정말 힘들었다.
풍화되어 잘게 쪼개진 화산 송이들이 굵은 모래처럼 바닥을 뒤덮고 있어 먼지와 말똥 냄새를 맡으면서 푹푹 빠지는 길을 올라갔다.
외국인 노장들은 말을 타고 가거나 지팡이를 샀는지 짚고 올라갔다.
생각보다 힘들어 전샘과 마지막으로 올라가는데 나보다 전샘이 더 힘들어했다.
나는 길가에 핀 꽃사진까지 찍으면서 올라기니까 더 늦어졌다.
한참을 올라가니 블루베리처럼 꽃이 피고 열매가 매달린게 있어 꽃만 찍고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는 맛을 보기도 했는데 살짝 단 맛이 있었다.
그런데 안내한 아저씨가 먹으면 안된다고 하였다.
콜롬비아인인데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공부한다는 학생은 양갈래로 머리를 땋고 날씬했는데 김치도 담궈 먹는다고 하여 너무 놀랐다.
쉬엄쉬엄 말이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니 올라가는데 조금 수월해져 그 다음부터는 별로 힘은 안들었는데 사진 찍는다고 제일 꼴찌로 올라갔더니 바위틈새의 열을 이용하여 가이드가 주워 간 나뭇가지들로 벌써 불을 피우고 마시멜로를 구워 주었다. 화산 열기가 있어 나뭇가지는 잘 탔는데...
우리는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을 때 흘리내리는 붉은 용암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찰떡같이 믿고 있었는데...
콜롬비아 학생 말로는 작년에 화산폭발이 있어서 공항이 4일동안 폐쇄되고 7명이 죽었다고 하였다.
아직도 용암이 살아있는 걸 알려주려는 듯이 대부분의 암석이 검은색인데 붉은 빛을 띠는 곳에서 아저씨가 만져보라고 하여 만져봤더니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일행의 제일 마지막으로 가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는데 화산 트레킹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동영상은 복사가 되지 않아서 파일을 찾아서 나중에 올려야한다.
오르는 동안도 내려오는 동안도 안개가 많이 껴서 시야는 별로 안좋았다.
내려오는 길에 잠깐 노을을 보기위해 대피소 앞에서 쉬었을 때는 조금 보이더니 금방 어두워지고 안개까지 짙게 끼어 내려오는 길이 조금 힘들었다.
우리는 별 생각없이 갔는데 외국인들은 철저했다.
배낭에 먹을 것과 작은 후레쉬까지 대부분 챙겨왔다.
특히 좀 뚱뚱해서 산을 타겠나 속으로 생각했던 아가씨 둘은 항상 가장 선두에 서고 심지어 내려올 때 보니 오이까지 챙겨오는 센스까지...
반면에 흰색 티셔츠 커플은 여자애가 딱 달라붙는 반타이즈를 신은 것도 모자라 샌들을 신고와서 내려올 때 고생을 좀 했다. 송이들끼리 부딪히는 사각사각 소리가 경쾌했지만 내려오는 길은 역시 조심해야한다.
7시 40분경 중앙공원에 도착하여 늦은 시간이라 저녁 먹을 곳을 찾다가 이태리 피자집에 가서 음식을 시켜먹었다. 맛은 영 아니었는데 난 걸쭉한 국물이 있는 닭고기, 야채 삶은 것에 밥이 나오는 거였고, 정샘은 닭과 감자튀김, 야채 샐러드를 시켰는데 샐러드는 너무 짰다. 내 음식은 국물이 그런대로 먹을만 했지만 건더기만 건져 먹었다. 60케찰, 맥주는 1병에 25케찰인데 2병을 7달러 내고 거스름돈 53케찰을 받았다.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자료를 2023년 티스토리로 옮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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