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일정 : 민숙 출발-조몬삼나무-오노아이다 온천
민박집에서 새벽 5시 40분 출발하는데 아줌마가 나와서 마중을 한다. 걱정을 하면서...
다른 팀들은 조몬 삼나무 보러 갈 때 대부분 4시 정도에 집을 나선다고 하면서.
등산로 입구로 가기 전에 미리 예약했던 도시락을 찾아야 하는데 정확한 위치를 잘 몰라서 처음엔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와서 도시락을 찾았다.
할머니가 운영하는 도시락 가게였다.
아침과 점심 도시락 합해 한 사람당 1,000엔이었다.
그리고 네비게이션에 의존하여 갈림길을 조심하며 올라갔다.
아줌마가 야쿠스기랜드로 잘못갈 수 있다고 하여서 걱정을 하고 올라갔는데 갈림길은 보이지 않는다.
길도 좁아서 차 한대 겨우 지나갈 정도다.
결국 갈림길을 놓치고, 야쿠스기랜드까지 갔다. 길을 잘못 접어든거다.
다시 왔던 길을 내려가니 올라올 때는 보이지않던 갈림길이 내려갈 때는 나타났다.
길을 잘못 안내한 내비게이션을 한 대 때리고....
드디어 등산로 입구. 7시 30분이다.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평균적으로 10시간 정도 소요되고, 왕복 거리는 22km라고 한다.
처음부터 기찻길이다.
그런데 침목사이에 패여진 곳이 많아 걷기가 좀 불편하다.
이 기찻길은 옛날에 베어낸 삼나무를 실어나르던 철도라고 한다.
그렇게 한참을 가서 소삼곡이라고 하는 옛날 벌목하던 사람들이 살던 동네에 있던 초등학교 터에서 아침을 먹었다.
다음부터는 걷기 편하게 가운데에 나무 길이 있었다.
그렇게 11km 중 2.5km를 남겨두고 기차길은 끝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경사도 급하고 비가 오는 관계로 바위는 미끄럽기도 해서 조심해서 올라갔다.
숲이 우거져 햇빛이 덜 들어 나무들에는 이끼가 잔뜩 끼어있었는데 세월을 말해주는 翁 杉 , 1914년 윌슨박사가 그루터기를 채취하여 3,000년 되었다는 것을 밝힌 윌슨 그루터기, 대왕삼, 삼나무끼리 연리지가 형성된 부부삼 등을 지나서야 드디어 조몬삼나무를 만났다.
드디어 만난 조몬 삼나무!
다른 삼나무들에 비해 아직 생생한 모습이었고, 나무의 크기와 둘레에 압도 되었다.
비에, 눈에, 우박에.... 추위에 덜덜 떨며 기념사진 찍고, 간단하게 서서 요기도 하고...
한참을 조몬 삼나무를 보며 어디에서 사진을 찍으면 줄기 밑둥만 나오지 않고 윗부분도 나올까 궁리를 하며 삼나무를 보았다.
조몬 삼나무가 너무 커서 부분적인 사진을 찍어야 했다. 광각렌즈가 없어서...
50분을 머물다 내려오기 시작하여 좀 늦었지만 윌슨 그루터기 안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루터기가 얼마나 큰지 안에 졸졸 냇물이 흐르고 있었고, 작게 제단도 마련되어 있어 우리 팀의 무사 귀환을 바라며 보시를 했다.
내려오는 길은 속도가 조금 붙어 3시간 30분만에 밝을 때 무사히 내려왔다.
비옷을 중간에 벗었었기 때문에 노란 윈드자켓은 젖어서 말려야 했다.
땀을 많이 흘렸고, 추위에 떨었기 때문에 만장일치로 온천을 하러 갔다.
우리가 간 곳은 동네사람들이 개발한 자그마한 온천(미지간 지역의 오노아이다 온천)이었는데, 말그대로 동네 목욕탕 수준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목욕하는 비용(200엔)과 수건값이 똑같았다.(이때 샀던 수건은 워낙 얇고 작아서 잘 사용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보니 지금도 가지고 있다.)
공동으로 퍼서 쓰는 탕과 찬물이 나오는 샤워기 2개가 전부였다.
주로 고객은 동네사람들로 시멘트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머리도 감고, 몸도 씻었다.
우리나라처럼 앉는 플라스틱 간이의자는 아예 없었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은 얼마나 조심해서 앉는지 두다리를 모으고 꿇어 앉다시피 해서 몸을 씻고 있었다.
산 아래쪽에도 눈과 비가 와서 좀 추운 날이었는지, 온천하러 온 사람들이 주고 받는 대화 속에 이런 날은 온천을 해야한다고 했단다.
온천에서 알려준 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나는 '여기에 사는 즐거움'에도 소개되었던 장어가 메뉴에 있어서 장어정식을 시켰는데 정말 부드럽고 입에서 녹았다.
이렇게 온천까지 하고, 저녁먹고 민박집에 갔더니 아줌마는 걱정을 많이 했다며 경찰에 신고까지 하려고 했단다.
그루터기 위에 새로운 생명이 자라는 3대에 걸쳐 수천년을 살아온 삼나무들과 빽빽한 숲때문에 생긴 이끼 등을 보며, 사람의 일생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 자연의 위대함에 주눅늘며 감탄을 수도 없이 많이 한 하루였다.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2006년 야쿠시마 여행기를 2023년 다시 작성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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