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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저지오름(13.1.30)

저지오름에서 한라산을 배경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어디를 갈까 정하지 못한 상태로 렌트를 할까 했는데 혼자서 부담하기에는 좀 액수가 컸다.

하루하고 반나절 정도 빌리는데 5만원 정도라고 하였다.

여러명이면 부담이 없겠지만 혼자서는 좀 비싸다고 생각되었다.

 

어제 늦게 들어온 처자가 새벽부터 일찍 준비를 하는 소리에 잠이 깼다.

이곳은 4인실로 이층 침대가 2개다.

내가 자고 있는 위 2층 침대는 계속 사람이 바뀐다.

 

올레 13코스를 가볼까했는데 갑자기 몸 컨디션이 안좋아져 13코스 중 일부인 저지오름만 갔다오기로 작정했다.

올레길 책에 저지오름은 터미널에서 중산간 지역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오전에는 7시 40분, 9시 30분에 있다길래 준비하고 9시 30분걸로 탔다.

버스를 타고 간 시간만 장장 1시간 30분이 걸렸다. 요금은 3,000원.

 

터미널에 있던 중산간지역 시간표와 요금표.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동쪽보다 서쪽이 바람이 덜 부는 것 같았다.

제주도의 동쪽 지역에는 당근과 무, 감자를 많이 심었다면 서쪽에는 한림가는 길에 거의 케일이나 양배추를 심은 곳이 많았다. 이 겨울에 녹색의 작물들이 신기했다.

케일인지 브로콜리인지?

저지오름 입구 쯤에는 13올레 코스가 끝나고 14코스가 시작되는 곳이어서 도장을 찍었다.

 

저지오름은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았는데 화구를 따라서도 탐방로가 있었지만 아래쪽에도 빙둘러 한바퀴 도는 탐방로가 있었다.

그리고 분화구로 내려가 보는 길도 있어 260개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 보았다.

 

오름 입구.

13올레 마지막이 저지오름이므로 13코스를 거슬러 가야하므로 주황색 길이 저지오름 가는 길이다.

 

저지오름 가는 길에 있었던 귤농장.

 

탐방로는 아래쪽에도, 정상에서 화구를 빙둘러서도 있다. 

입구에서 어느 길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오름의 오른쪽 방향이 거리상 완만할 것 같아 오른쪽으로 돌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올랐다.

내려올 때는 왼쪽으로 돌아서 왔다.

 

제주도의 남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저지오름.

 

어제 갔다온 교래곶자왈보다 저지오름에 더 고사리와 상록활엽수가 많이 보였다.

새파란 고사리들과 엄청난 참식나무들, 테두리가 있어서 잎이 예쁜 까마귀쪽나무, 광나무, 생달나무, 이곳에서 처음으로 확인한 육박나무, 어디에서나 많이 본 삼나무들이 겨울에도 제주는 푸르다고 맘껏 자랑을 하고 있었다. 

 

생달나무.

센달이라고 적혀있지만 책을 찾아보니 생달나무다.

제주 생명의 숲에서 이름을 잘못 붙여 놓았다. 

센달나무는 잎이 버드나무처럼 긴 편이고, 잎맥이 10개는 넘는 것 같았다.

 

겨울을 무색하게 하는 새파란 고사리들.

 

야생의 자금우.

역시 화분보다 자연속에 있을 때 더 예쁜 것 같다.

 

 

까마귀쪽나무.

잎 주변에 테두리가 있어서 멋지다.

 

 

지미오름에서 보았던 까마귀쪽나무 설명에는 제주에서는 까마귀쪽나무를 '구룸비낭'이라고 한단다.

제주에서는 나무를 '낭'이라고 한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로 파괴된 구럼비 바위는 바위 주변에 많이 자라던 까마귀쪽나무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어디에서 보았는데...

 

엄청 큰 참식나무.

 

엄청 키 큰 천선과나무. 열매는 무화과를 닮았는데 크기는 많이 작다.

소나무에 의지해서 자라는 콩짜개덩굴과 줄사철.

저지오름 탐방로

오름의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0.5km 남았을 때.

 

탐방로에서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

 

정상을 거의 왔을 때 나타난 새. 산비둘기인가?

분화구 둘레길 갈림길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

 

그리고 정상에서는 정말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사방이 다 보였는데 이제는 눈이 거의 녹은 한라산도 보였다.

산방산과 송악산도... 바다쪽으로는 비양도가 보였다.

 

정상에 있는 전망대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저지오름 정상에서 본 한라산.

 

저지오름에서 사방을 둘러본 풍경. 비양도, 산방산,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거문오름에서는 한라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못찍었는데 이곳에서는 시간 여유도 있고, 마침 전망대로 올라온 사람들도 있어서 한라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전망이 좋아 떠나기 싫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전망대를 내려가서 분화구 아래로 내려가 보았다.

정말 260개의 계단을 내려가니 분화구 바닥은 아니었지만 분화구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분화구가 굉장히 깊었는데 이곳까지 내려와 농사를 지었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분화구 바닥은 평평하지는 않았지만 농사를 지을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분화구 내려가는 길

 

탐방로 주변에 싱싱하게 자라던 고사리와 도깨비고비

 

 

분화구를 보고 올라와 이제는 화구 주변을 한바퀴 돌았다.

덤불과 잡목들로 화구의 완전한 모습은 잘 안보였다.

화구를 한바퀴 돌고 다시 전망대에 올랐는데 이제는 한라산 정상부분이 구름에 가려 안보였다.

잠시 숨을 고르며 앉아있다가 아래로 내려와 그늘에서 아침에 산 빵과 커피 한잔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빵은 담백하긴 했지만 너무 퍽퍽하고 덥기도 해서 시원한 콜라가 생각났다.

일단 남은 물로 입가심을 하고 내려와 이제는 오름의 왼쪽으로 돌아서 입구로 갔다.  

 

 

분화구 둘레를 도는 탐방로

덩굴들이 뒤엉켜 분화구를 가리고 있다.

 

분화구 탐방로에서 보았던 개산초.

가시는 초피나무처럼 마주났지만 잎이 큰 편이고, 잎위에 가시가 있었다.

 

분화구 탐방로에서 보았던 육박나무.

육박나무는 처음 보았는데 수피가 자귀나무를 닮은 것 같은데 중간에 껍질이 벗겨지는 게 특징인 것 같다. 

 

다시 올라간 저지오름 정상에서는 한라산 정상은 안보였다.

저지오름의 삼각점

 

 

정상에서 분화구 내려가는 오른편에는 꾸지나무라고 적혀 있는 것이 있었는데 닥나무 같았다.

닥나무로 한지를 만드니까 닥나무가 많아서 종이紙를 써서 이름을 저지라고 했다고 한다. 

 

 

정상에서 하산하기 바로 전에 있던 꾸지나무

저지오름 입구에 있던 고마웠던 화장실과 안내판

저지마을 버스정류장

저지마을 안내도

 

 

60분 걸린다는 저지오름을 3시간 정도 탐방을 하고 내려왔더니 오후 2시 15분 정도.

슈퍼에 들어가 차 시간을 물었더니 2시에 버스가 떠났다고 한다.

어쩔까 하다가 일단 시원한 콜라와 물을 샀다.

다음 버스는 한림까지 가는 버스가 4시쯤 온다고 하여 근처에 있는 방림원까지 걸어가서 구경을 하다가 버스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다.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자료를 2023년 티스토리로 옮긴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