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첫번째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났던 시*씨랑 만나서 사려니 숲길을 걷는 날이다.
시*씨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이라 오전밖에 시간이 없다고 하여 터미널에서 8시 20분에 만나 8시 28분 차를 타고 사려니 숲길 입구(물찻오름 입구)에서 내렸다.
교래에서 이곳까지는 모두 삼나무 길이었다.
우리가 사려니숲길 갈 때 터미널에서 탔던 버스
교래리에서 사려니숲길 입구를 지나가는 도로 비자림로.
사려니숲길 입구
사려니는 '살안이' 혹은 '솔안이'라고 불리는데 여기에 쓰이는 살 혹은 솔은 신성한 곳이라는 신역의 산명에 쓰이는 말이다. 즉 사려니는 신성한 곳이라는 뜻이다. 사려니숲길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 생물권 보존 지역이기도 하다.(출처: 위키백과)
사려니숲길 지도와 안내판.
우리는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입구를 지나 붉은 오름입구까지 파란색 길을 따라서 걷기로 했다.
길이는 10km로 3시간 내외의 시간이 걸린다고 했지만 천천히 걸으며 사진도 찍어대는 우리 걸음은 4시간 정도 걸렸다.
다른 안내판. 연두색 길을 따라 걸었다.
사려니숲길에 있는 피톤치드를 소개하는 안내판. 피톤치드는 나무가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발산하는 살충, 살균효과가 있는 방향성 물질이다.
사려니 숲길에 깔린 송이를 소개하는 안내판.
길에는 대부분 스코리아(송이)가 깔려 있어서 걷기가 수월했지만 어떤 곳은 눈이 얼어 있어서 미끄럽기도 했다.
등산화를 신고도 3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미끄러운 곳은 길가쪽으로 걸어가거나 해서 나중에는 괜찮았다.
숲길은 겨울이라 좀 밍밍했다.
삼나무는 상록침엽수로 높이는 45m, 지름 2m인 나무로 성장속도가 다른 나무에 비해 빨라서 제주도에서 산림녹화사업으로 심었다고 한다.
사려니 숲의 삼나무는 1930년대에 심어졌고, 감귤농장에는 방풍림으로 심어지기도 했다.
겨울이라 낙엽활엽수가 많은 숲길은 황량해보인다. 곶자왈에는 많던 고사리도 없다.
9시 46분 2번 위치
숲길에는 삼나무 말고도 서어나무, 초피나무, 산초나무, 때죽나무, 졸참나무 등이 있었고, 열매가 독특해서 나중에 찾아보고 알아낸 상산이 있다.
제일 눈길을 끄는 나무는 참식나무였고, 또 하나는 꽝꽝나무였다.
눈덮인 한라산 올라갈 때 눈속에서 보았던 작은 잎을 매달고 있던 친구들도 꽝꽝나무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꽝꽝나무.
눈속에서도 녹색이 선명하다.
공원에서 다듬어진 나무만 보다가 야생에서 제멋대로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 신기했다.
꽝꽝나무는 잎은 어긋나고 작은 톱니가 있으며 뒷면에는 검은 점이 있으며, 열매는 둥글며 검게 익는다.
회양목과 닮았는데 회양목은 겨울이 되면 단풍이 든 것처럼 잎이 약간 붉게 변하고 열매가 삭과(익으면 껍질이 벌어져서 열매가 튀어나오는 열매)로 세갈래로 벌어지는데 꽝꽝나무의 둥근 열매와 완전히 다르다.
10시 26분 3번위치. 이정표 3 주변에는 꽝꽝나무가 많이 보였다.
숲아래가 조릿대로 가득찬 곳도 있고...
물찻오름은 폐쇄한다는 안내판. 올해 6월 30일까지였으니 지금은 가볼 수 있겠다.
화구호인 물찻오름을 가볼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결국 물찻은 못가고 물영아리를 가게 되었다.
물찻은 '물을 담고 있는 성'이라는 뜻으로 화산쇄설물인 스코리아(송이)가 부식되면서 바닥에 쌓이면서 물이 고였다고 한다.
출발한지 2시간 정도 후 11시 9분.
사려니숲길의 반인 5km정도 걸었다.
참식나무와 꽝꽝나무는 상록이었기 때문에 낙엽져서 조금은 황량해보이는 사려니숲길에서 겨울에 가장 눈에 띄는 친구들이었다.
둘 다 세력을 많이 키우고 있었다.
참식나무는 어린 새잎이 날 때 황금빛으로 보이는 나무로 이곳에는 제법 크게 자란 나무도 있었지만 어린 참식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사려니길에는 참식나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었다.
"삼국시대에 정운이라는 스님이 인도에서 공주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이를 알게 된 왕은 정운스님을 추방하였고, 공주가 이별의 정표로 열매를 주었는데 그 열매에서 자란 나무가 참식나무입니다."
참식나무. 원예종으로 개량된 금식나무는 많이 심어져 있지만 참식나무는 남해안이나 제주도에서만 주로 자라는 것 같다. 예전 봄에 거문도 갔을 때 황금색 새잎이 참 예쁘고 신비로웠었다.
거문도에서 본 참식나무의 황금빛 새잎.
참식나무 열매.
노루들이 겨울에 먹이로 먹기도 한다는 송악.
이렇게 높이 자라는 나무를 어떻게 뜯어 먹었을까?
중간에 반갑게 노루를 만나기도 했다.
사진을 찍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풀을 뜯어먹더니 얼굴 좀 보여달랬더니 흰 엉덩이에서 똥을 싸는 모습을 보여줬다.
노루가 그래서 많을 줄 알았는데 딱 한 마리 보았다. 그것도 시연씨가 발견하였다. 너무 반가워 얼굴 좀 보여달랬더니 하얀 엉덩이를 보여주더니 응가까지 하고 사라졌다.
노루를 만나고 나서 본 독특한 나무.
낙엽활엽수인 운향과의 상산 열매.
네 갈래로 벌어진 열매가 독특해서 사진을 찍었다가 나중에 이름을 확인하였다.
다시 삼나무 길이다.
12시 35분에 만난 출발 지점에서 9km 떨어진 곳에 있는 9번 이정표.
앞으로 1km 남았다.
제주의 장묘문화를 소개하는 안내판
오색딱따구리가 살아있는 삼나무에 구멍을 파려고 하나?
정말 색깔이 화려하다.
10km에 있는 안내판.
걷기를 끝내고 마지막 지점(붉은 오름 입구)에서 돌아보고 찍은 사진.
시*씨가 1시까지 시간이 된다고 했는데 딱 4시간 걸려서 1시 정도에 붉은 오름입구에 도착했다.
시연씨는 길을 건너가서 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나는 물영아리오름으로 가는 버스를 우리가 방금 걸어나온 곳 쪽에서 기다리니 물영아리 가는 버스가 금방왔다.
붉은오름 입구 버스정류장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자료를 2023년 티스토리로 옮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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