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나라 여행

겨울 한라산(영실~윗세오름)(13.1.25.금)

 

 

한라산 아니면 마라도와 가파도를 가려고 했는데 아침에 마라도 출발하는 여객선사에 전화를 하니 날씨는 분명히 맑은데 오전에는 배가 출항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급하게 한라산으로 일정을 바꿨다.

아침먹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부리다가 중문사거리에 9시 15분까지 가야한다고 하여 15분만에 아니 10분만에 후다닥 준비하여 갔다.

우리가 막 사장님 차에서 내리니 중문사거리에서 영실오름 입구까지 가는 버스가 막 도착하여 U턴을 하기 전이었다.

요금은 1,000원.

영실입구 버스에서 내려 올라가려는데 사무실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가라는 방송이 나왔다.

이곳에서도 한참을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일부 사람들은 이 길을 걸어가지않고 택시를 타고 올라갔다.

요금은 1사람당 10,000원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도로 오른쪽에 있는 인도를 따라 올라갔다.

이곳에는 어떤 구간은 나무데크가 약간 틈이 벌어져 있어 아이젠을 하고 걷기에는 힘이 들었다.

숙소에서 나올 때는 파카를 입었고, 혹시 몰라서 바람막이 점퍼는 배낭에 넣어서 갔다.

 

영실입구 버스 내린 곳.

올라가기 전 아이젠을 착용해야 한다.

처음에는 이렇게 아스팔트 포장길이 나온다.

 

올라가면서 만났던 상록활엽수인 굴거리나무.

추워서 잎이  축 쳐져있다.

 

 

영실코스 산행을 시작하는 곳에는 까마귀가 많았다.

이곳의 까마귀들은 원래 마을에 있었는데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를 통에다 하면서 먹을게 사라진 까마귀들이 이곳으로 갔다고 사장님이 얘기해 주었다.

아래쪽은 날이 맑았는데 산쪽은 흐려서 멋진 영실기암의 모습은 제대로 안보였다.

입구에 있던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배낭에 있던 점퍼를 꺼내 파카 속에 입었다.

좀 둔하지만 추울까봐... 

 

 

한라산 지형과 영실코스에 대한 설명.

 

입구쪽에는 금강송처럼 멋진 소나무들이 키를 자랑하며 쭉쭉 뻗어 있었고, 점점 올라가면서 눈꽃이 피기 시작했다.

가운데 보이는 파란 하늘이 멋지다.

 

 

영실 코스는 계단이 많아서 힘이 들었는데 쉬엄 쉬엄 멋진 경치 사진을 찍으면서 올라가니 견딜만 했다.

올라갈 때는 무거운 24-105mm렌즈를 끼우고 올라갔다.

손이 시려워서 렌즈 갈기도 귀찮기도 하고...

등산로 상에 적혀있던 예상 시간보다 우리는 3배는 더 걸린 것 같다.

물론 천천히 올라가는 나때문이었다.

 

눈덮인 구상나무 잎.

 

눈에 덮혀 있는 꽝꽝나무.

일산에서 오셨던 이 언니의 뒷모습. 천천히 가는 나를 기다려 준 고마운 분! 10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여행을 즐기며 잘 사시겠지?

 

마지막에는 너무 힘들어서 이제 10분 가면 된다고 최면을 걸면서 계속 걸었다.  마지막 구간에서는 계단이 아니라서 수월하긴 했는데 나무가 없어지니까(해발 1650m 정도) 얼굴에 바로 칼바람이 불어왔다. 

날카로운 눈이 얼굴을 후려친다고 해야하나...

해발 1700m에 대피소가 있는데 사람들이 라면 먹느라 바글바글했다.

라면은 1500원이었고, 라면을 불린다고 카메라를 올려두었다가 우리 자리 옆으로 사람들 앉으라고 조금 자리를 내준다고 하다가 결국 무거운 카메라를 건드려 라면그릇이 넘어져 라면 국물을 쏟았다.

다시 라면 국물을 일산 이언니가 얻어오고, 난 휴지로 엎어진 국물을 닦았다.

카메라에 라면국물이 들어갔나 걱정이 되었지만 먹고 살거라고 라면을 맛나게 먹었다.

 

 

윗세오름 대피소. 라면 먹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윗세오름 쉼터에서 먹은 라면 한 그릇은 추위를 싹 잊게 하는 맛.

 

하산 전에 윗세오름 이정표에서 이 언니와 함께...

 

 

어디로 내려갈까 고민을 하다가 다른 곳은 잘 모르고해서 올라온 길로 내려갔다.

내려갈 때는 광각렌즈를 끼우고 새로 밧데리도 갈아끼우고 사진을 계속 찍으면서 내려왔다. 

올라가면서 충분히 감탄을 했지만 내려올 때도 감탄을 하며 멋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 했다.

사진을 열심히 찍는다고 찍었지만 눈으로 본 풍경을 다 담아내지는 못해 아쉬웠다.

 

 

윗세오름에서 영실 코스로 내려오면서 찍은 풍경

 

 

 

눈에 뒤덮인 구상나무.

눈 덮인 제주 조릿대

깃대에 쌓인 눈꽃. 

 

처음 출발했던 까마귀 많은 곳에 왔을 때쯤 반짝 해가 나서 영실기암의 모습을 일부나마 볼 수 있었다.

 

 

막차가 4시 36분에 있다고 생각하고 사진을 열심히 찍으며 늑장을 부렸는데 막차가 4시 36분에 있는거는 맞는데 중문은 들르지않고 바로 제주로 가는 차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중문으로 간다는 아저씨 한 사람과 택시 합승을 하여 각각 10,000원씩 3만원으로 중문초 앞까지 왔다. 그런데 사장님이 전화를 안받아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산 돼지불고기랑 소주랑 들고 걸어서 게스트하우스로 왔다.

돼지불고기는 비계가 있는 고기인데 맛있었다.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자료를 2023년 티스토리로 옮긴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