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먹었던 가장 호사스러운 아침이었다.
일단 빵이 따뜻하게 구워져 나왔고, 잼도 종류별로 수박과 복숭아 그리고 꿀에 버터까지...
그리고 파인애플을 네모나게 잘게 잘라서 단 것을 넣고 작은 컵에 케잌처럼 구워서 내온 것도 맛있었다.
오렌지 쥬스도 알맹이가 씹히는 진짜였고, 커피까지...
잼말고는 모두 리필이 되어 행복한 아침 식사를 느긋하게 했다.
Tulum에서 Akumal가는 콜렉티보(25ms)를 타고 대로를 한 20분 달려서 아쿠말 입구에서 내렸다.
대로의 중앙분리대에는 일부 구간이었지만 협죽도가 많이 심어져 있어 신기했다.
진분홍과 흰색 꽃이 핀 것과 심은지 얼마 안되어 아직 꽃이 피지않은 것도 있었다.
콜렉티보에서 내려 한 10분 걸어가니 비치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개인 사유지가 많아서 입구를 못찾아 계속 들어가다가 어떤 미국인 아줌마(크리스티나)에게 비치 입구를 물었다.
너무나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데 우리가 가는 곳으로 계속 가면 1인당 9불을 받는다면서 직접 공짜로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데려다 주셨다.
안쪽에 있는 시설은 개인이 만든 곳으로 스노쿨링을 하면 다양한 바다생물들을 볼 수 있었겠지만 우리는 크리스티나를 따라갔다.
우리가 수경을 빌려서 스노쿨링을 좀 하고 쉬고 있었는데 바닷가에 개를 데리고 온 사람들이 있어 쳐다봤더니 크리스티나 아줌마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남편과 다른 남자분과 같이 오셨다.
우리더러 거북이를 봤냐고 물어보더니 꼭 봐야한다며 여동생이 구명조끼와 수경을 가져오자 우리를 빌리는 곳까지 데리고 가서 구멍조끼를 20%(72ms인데 2개 115ms) 싸게 빌리게 해주셨다.
그리고 수경에 침을 뱉어서 문지는 다음 끼면 김이 안서린다고 알려주셨다.
카리브해의 멋진 바다색깔.
가까운 곳은 얕으면서 하얀 산호가루때문에 옥빛이고 먼바다는 깊어서 쪽빛이고, 점점 진해져 가는 색깔이 환상이었다.
수영이라는걸 해본 적이 없었지만 구명조끼를 믿고 바다를 들어갔는데 역시 쉽지않았다.
내가 자꾸 뒤처지니까 다시 나오셔서 오리발을 가져왔는데 내 발사이즈와 비슷해서 오리발을 끼우고 다시 물에 들어갔다. 오리발이 없을 때보다 엄청 수월했는데 들어갈 때는 뒤로 해서 들어갔다.
생전 처음으로 내 키를 넘기는 깊은 바다에서 수영을 했고 바다속을 헤엄치는 거북이를 보았다.
처음에는 깊은 곳에 들어가도 거북이가 안보여서 실망스러웠는데 다행히 크지는 않지만 하얀 바다속만 보다가 거북이가 지나가서 얼마나 반가웠던지...
그런데 거북이는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거북이를 보고나서 돌아가야 하는데 발을 세워도 키다 닿지않아 허우적대다가 짠 바닷물을 잔뜩 들이키고 나니 빈속에 짠물이 들어가니 힘이 쭉 빠지면서 저 긴 거리를 어떻게 헤엄쳐서 가나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도저히 헤엄쳐 나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하니 크리스티나 아줌마가 도와 주어 근처에 있던 배를 이용할 수 있었다.
어떤 배에 다가갔는데 배가 금방 나가지는 않는다고 하였고, 어떤 배는 사람이 없었고, 또 다른 배에 다가갔는데 작은 배로 아르헨티나에서 왔다는 아줌마가 앉아있는 배였는데 조금 있다가 바다속에 들어갔던 아르헨티나 아줌마의 식구인 남편과 여자아이 둘, 남자아이 하나, 배를 모는 아저씨가 돌아왔다.
나는 속이 울렁거려서 추운 줄을 몰랐는데 바다에서 나온 아이들과 크리스티나가 추운지 오들오들 떨었다.
다행히 이 배는 금방 바깥으로 나왔다.
배들을 많이 매두는 곳과 정샘이 기다리는 곳의 거리는 멀어서 걸어왔지만...
크리스티나 아줌마 덕에 바다에서 비록 작았지만 바다거북도 보고 수영도 해보았는데 이후에는 수영복을 아예 입지도 않았다.
수영도 못하면서 오로지 바다거북을 보겠다는 무모한 도전을 한 것이었다.
구명조끼를 입으면 수영을 못해도 괜찮다는 크리스티나의 말이 격려가 되어서였다.
수영도 못하고 말도 잘 안통하는 사람을 데리고 가르쳐가며 거북이를 보여주겠다고 열성적이었던 미국 아줌마 크리스티나에게 항상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래본다.
수영복 입은 사진은 올리기 민망하여 발 찍은 사진만 올린다. 고운 산호가루때문에 하얀 색깔의 사빈과 파란 바다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색깔의 바다를 만든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식당에 들렀는데 너무 비싸서 금방 나왔고 우리가 콜렉티보를 내렸던 곳 건너편으로 갔다.
육교가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계단식이 아니라 완만한 경사로여서 한결 다니기가 편했다.
저녁은 버스정류장 부근에 있던 식당에서 먹었다.
해수욕을 하러 가면서 먹을걸 챙기지않아서 점심도 안먹은 상태였지만 내가 시킨 메뉴는 간도 안맞고 맛이 별로 없어서 꾸역꾸역 먹었지만 결국 밥을 조금 남겼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과일가게에서 큰 귤과 작은 귤, 망고를 샀는데 망고는 생각보다 별로 달지 않았고, 작은 귤은 밍밍한 맛이었다. 우리나라의 달콤한 작은 귤이 그리워서 샀는데...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자료를 2023년 티스토리로 옮긴 것임.
'멕시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칸쿤 이슬라 무헤레스(12.2.2.목) (0) | 2023.02.28 |
---|---|
툴룸(파파야 Playa, Paraiso Playa)-Cancun 12.2.1. 수 (0) | 2023.02.28 |
치첸이차(12.1.30.월.) (1) | 2023.02.24 |
팔랑케(12.1.29.일) (0) | 2023.02.24 |
과테말라 플로레스에서 멕시코로 이동(12.1.28) (0) | 2023.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