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멕시코

팔랑케(12.1.29.일)

잠결에 들으니 장대비가 쏟아져 아침에는 개이겠거니 했는데 아침에도 여전히 비는 쏟아졌다.

팔랑케 갔다올 동안 말리려고 양말 4켤레를 다 빨았는데...

 

8시 10분경 완전 새로 뽑은 기아차인 봉고버스가 와서 우리 3명만 타고 팔랑케로 갔다.

가는 동안에도 계속 비가 와서 우리 일행만 계속 여행하는 줄 알고 아저씨가 12시 15분까지 박물관 앞으로 오라고 했기때문에 카메라만 꺼내고( 다른 것들은 모두 배낭에 넣고 자물쇠를 채우고 비가 오는데 짐이 될까봐) 배낭을 차에 두고 내렸다. 그런데 구경을 마치고 박물관 앞에서 기다리는데도 아저씨는 오지않고 10분여 지나 젊은 남자가 오더니 우리더러 낡은 차를 타라고 하였다.

내 배낭과 점심거리로 사온 것들이 차에 있었는데 자기는 모르겠다 하면서...

바로 미솔아로 간다고 하길래 항의를 하며 우리 점심이 그 차에 있다고 하니 어디로 전화를 하면서 일단 차를 타라고 해서 차는 출발했다.

잠시 동안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 배낭에 내 전 재산과 여권이 들어있고, 광각렌즈까지 있는데...

다른 것은 그렇다치고 여권이 없으면 어떡하나 여권 복사한 것은 어디에 두었더라 머리를 굴리면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미솔아 가는 길로 빠지고 나서 얼마 지나지않아 아침에 우리를 데리러 왔던 아저씨가 전샘의 빨간 배낭을 흔들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반갑던지...

몇 분 차이도 나지 않는 시간인데 우리가 오면 인수인계를 하던지...

아뭏든 잠시동안 간이 콩알만해졌었다. 

어째 깨끗한 새 차를 우리 셋만 타고 간다고 좋아했더니..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중요한게 들어있는 가방은 꼭 매고 다녀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비명의 신전 앞에서...

비명의 신전 앞에서...

 

 

팔랑케는 국립공원 입장료 27과 팔랑케 입장료 57을 냈다.

팔랑케에서 가장 먼저 만난 것은 비명의 신전이었다.

올라갈 수 없게 입구를 막아놓았고, 옆으로 긴 신전이라 광각렌즈가 아니라 한 화면에 잡기가 힘들었다.

차라리 광각렌즈를 끼우고 올걸 그랬나 후회도 했다.

멕시코시티에서 샀던 10페소짜리 비옷을 입고 그래도 기념사진은 열심히 찍었다.

비명의 신전 왼쪽에 4층 탑이 있는 곳이 궁전이었다.

파칼 2세가 즉위식을 했다는 건물도 있었고, 벽면에는 부조가 붙어있던 흔적과 벽화가 그려졌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곳도 신전이라 궁전 건물의 기반암이 석회암이라서 풍화와 용식으로 많이 망가진 모습이었다.

 

 

 

팔랑케(Palenque) 유적도 마야유적 대부분처럼 역시 습도가 높은 치아파스 주의 깊숙한 정글 지대에 숨어 있다. 철기도구나 운반용 수레, 가축을 전혀 사용하지않았던 마야인들이 이런 지역에 대규모 도시를 건설하였다는 것이 신비로울 따름이다.

 

팔랑케 유적은 피라미드형 신전들과 궁전, 건물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궁전과 태양의 신전, 마야인들이 숭배했던 십자가의 신전 등은 마야 유적 중 가장 아름답고 섬세한 건축물로 꼽힌다. 또한 비명의 신전 지하에서 파칼 왕의 무덤이 발굴되면서, 옥으로 만든 마스크를 비롯하여 화려한 유물들이 가득 출토되어 더욱 유명하다.(참고문헌 : 땅을 딛고 마야 아스텍 문명위에 서다. 136쪽)

 

 

궁전

 

궁전에서 바라본 비명의 신전.

 

궁전의 탑.

 

궁전 뒷쪽.

 

잠시 비가 그치자 기념품 판매하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펼쳐놓은 가죽에 그린 그림들.

 

 

궁전 뒷편을 통해 태양의 신전과 십자가의 신전, 잎사귀 신전을 순서대로 올라갔다.

태양신전에는 왼쪽사람 아래 무릎꿇고 충성을 맹세하는 듯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는데 지키고 있던 아저씨가 직접 그 모습까지 흉내내고 위치(그림의)를 알려주어 잘 찾았다.

 

 

태양의 신전

 

태양의 신전에서 본 그림.

 

 

세 신전의 그림이 모두 비슷하게 양쪽에는 사람이, 가운데는 이상한 그림이 있는 형태였다.

십자가의 신전에는 그 그림외에 더 앞쪽 양쪽에 그림이 더 있었는데 오른쪽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 왼쪽이 찬발룸이 더 조각되어 있었다. 십자가의 신전은 워낙 커서 한 화면에 안잡혔다.

 

십자가의 신전.

십자가 신전의 그림

 

찬발룸

담배피우는 사람.

 

 

십자가의 신전에서 궁전과 열대림을 바라보면서..

 

 

잎사귀 신전은 신전의 규모나 남아있는 모습이 가장 초라했다.

 

 

잎사귀 신전을 보고 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숲길을 지나는데 그동안 비가 많이와서 계곡물 소리가 크게 들렸다.

석회화 단구가 형성되어서 물이 여러 단의 폭포처럼 쏟아져 내려 소리가 크게 들렸던 거였다.

 

박물관 안에는 다양한 가면과 파칼왕의 석관이 복원되어 있었다.

각 면마다 다양한 사람들이 조각되어 있고 석관에 있는 그림마다 의미가 담겨 있었다.

 

 

 

건기라서 짐쌀 때 아예 우의를 생각도 안했기 때문에 오락가락하는 비때문에 여행하면서 참 황당했다.

지구온난화때문인지...

12시 15분 박물관으로 오라던 아저씨가 없어서, 배낭때문에 간이 콩알만 해졌다가 다시 원위치를 하고 미솔아로 갔다.

사진에는 세 줄기로 물이 떨어져 내리던데 그동안 온 비로 폭포의 물은 누렇게 변했고, 우뢰와 같은 소리를 내면서 쏟아져 내렸다.

그래서 폭포 아래쪽으로는 갈 엄두가 안났다.

 

아구아 아술은 석회암이 녹으면서 여러 층으로 물이 흘러 니렸는데 하류쪽이 가장 보기에 좋았고 상류쪽은 별로였다.

 

아구아 아술

아구아 아술
아구아 아술

 

간식 거리들. 옥수수와 만두.

 

돌아오는 내내 장대비가 쏟아져 걱정이 되었는데 미솔아 가는 길에 그동안도 비가 많이 내렸는지 2군데나 도로의 반이 무너져 내린 곳이 있었다.

이곳 사람들의 조상들은 비를 내리게 해달라고 인신공양까지 했다는데 요즘은 건기인데도 비가 너무 자주 와서 구경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빵가게에 가서 저녁으로 먹을 빵을 사서 아도 터미널에 갔는데 우리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었다.

다행히 1자리가 비어 1명은 의자에 앉고 2명은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빵을 먹었다.

8시경 칸쿤으로 가는 사람들이 빠지면서 자리가 생겼다.

밤 9시에 메리다 가는 버스를 타서 새벽 5시에 메리다에 도착하였다.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자료를 2023년 티스토리로 옮긴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