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메리다 터미널에서 비몽사몽 배낭에 기대어 잠에 취했고, 6시 30분 치첸이차 가는 버스를 탔다.
8시경 치첸이차에 도착했는데 계속 자다깨다해서 잠을 설쳤고 발을 제대로 뻗을 수가 없어 다리도 뻐근한 상태에다 세수도 못한 상태로 치첸이차 입구에 짐(공짜)을 맡기고 입장했다.
날씨는 물론 맑았는데 아저씨(가이드)들이 우산을 들고 다니는 걸 보니 오늘도 비가 오려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나중에 비가 왔다.
입장료는 120이고 INAH 57해서 177MS로 엄청 비쌌다.
입구에 멕시코 모자 형태로 만든 재털이를 처음에 1개에 50 부르던 걸 3개 산다고 1개당 20MS에 샀다.
처음엔 바탕이 푸른색에 꽃이 그려진게 이뻐 보였는데 멕시코하면 또 고추라서 꽃대신 고추그림이 그려진 걸로 골랐다.
치첸 이차(Chichen Itza)는 마야어로 '우물가의 집'이란 뜻이다. 치첸은 우물가이고, 이차는 지역을 다스리던 부족의 이름이라고 한다. 강이 없고 물이 귀했던 유카탄 반도의 최대 우물인 세노테(Cenote, 성스러운 샘)를 중심으로 발전한 마야의 도시 바로 치첸 이차이다. 치첸 이차는 6세기 고전기 마야부터 번성을 누리다가 9세기 갑자기 쇠락하여 버려진다.
이 당시에 남아있는 유적들을 '구 치첸 이차'라고 한다. 이후 마야인들은 10세기 북쪽에서 이동해온 톨테카족과 함께 마야 톨테카 문명을 이루며 번성하는데, 이 당시 유적을 '신 치첸 이차'라고 한다. 구 치첸 이차와 톨테카 문명의 영향을 받은 고전기 이후(10세기 이후)의 신 치첸 이차의 유적이 공존하는 곳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뿐 아니라 세계적인 휴양지 칸쿤과도 가까워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다.
그 중에서도 쿠쿨칸(깃털 달린 뱀의 신) 피라미드 신전은 신 치첸이차의 중앙부에 자리한 웅장한 건축물로, 그 자체로 마야의 달력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정확하게 시간을 측정하였던 마야인들은 마야 달력을 만들어 문명의 우수성을 입증하였기에 쿠쿨칸 피라미드는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9세기 초에 완성된 이 피라미드는 높이 23미터의 4면체 피라미드로, 톨테카의 영향을 받아 켓살코아틀이라 불리는 신을 마야인들은 쿠쿨칸이라 부르며 주신으로 모셨다.
쿠쿨칸 피라미드는 4면 모두 계단으로 되어있다. 한 면의 계단 개수는 91개, 4면을 다햐면 364개이다. 여기에 정상의 제단 하나를 더하면 365개, 즉 태양력의 1년 365일을 의미한다. 또한 피라미드의 기단은 모두 9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앙계단으로 나뉜 좌우를 합하면 18이 되는데, 이는 1년을 18개월로 나누었던 농경달력의 달 수를 나타낸다. 각 기단의 움푹 들어간 부분이 한 면에 52개씩 있는데 이것은 달력의 주기가 52년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마야인들은 1년을 18개월, 한 달 20일, 360일에 19번째에 나쁜 날 5일을 합하여 365일로 계산했다. 농경에 사용되는 달력(긴 주기 달력)은 365일, 제사용으로 쓰이는 달력(짧은 주기 달력)은 1년 260일로 이 두 달력의 날짜는 농경 달력으로 1만 8980일, 즉 52년에 한 번씩 일치한다. 마야인들은 두 달력의 날짜가 겹치는 52년마다 옮겨가 새 도시를 세우고 피라미드를 건설하였다.(참고문헌: 땅을 딛고 마야 아스텍 문명위에 서다.124~126쪽)
처음 마주한 것은 쿠쿨칸 피라미드로 올라갈 수는 없었다.
뒷쪽에서 본 쿠쿨칸 피라미드.
쿠쿨칸 신전에는 1년 중 춘분 추분 시기에 마술처럼 경이로운 광경이 벌어진다. 태양의 그림자가 북쪽 계단 맨 아래 뱀 머리 조각상과 이어지면서 뱀이 마치 살아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지금도 춘분과 추분이 되면 세계 각국이나 멕시코 각지에서 이런 신비로운 장면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축제가 벌어진다. 쿠쿨칸 신전의 계단은 경사가 45도로 가파른데 외국 여행객의 실족사가 있어 지금은 출입을 금지한다고 한다..(참고문헌: 땅을 딛고 마야 아스텍 문명위에 서다. 127쪽)
쿠쿨칸 피라미드 주변에서 봤던 이구아나.
전사의 신전에 있는 착몰(Chac Mool)상은 멀리서는 자그마하게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가니 잘 안보였다.
신전 윗부분에 돌 기둥을 세우고 기둥에 전사와 관련된 그림문자를 새겨놓은 것이 툴테카의 툴라 유적과 매우 비슷하여 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한다.
공놀이 경기장 가는 길에는 촘판틀리와 재규어,독수리 단이 있었다.
Tzompantli 벽에는 수많은 해골이 조각되어 있었는데 이는 인신공양의 제물로 희생된 사람의 두개골을 대중에게 전시하던 곳이라고 한다.
촘판틀리
재규어와 독수리단
공놀이장은 규모가 어마어마했는데 양쪽 단의 첫부분에 뱀장식이 길게 있었다.
그리고 전사들의 초상들이 많이 조각되어 있고 골대도 양쪽에 남아 있었다.
들어갔을 때 왼쪽 골대 아래쯤에 몸은 있는데 머리 부분에 피가 뱀처럼 솟구치는(7개 뱀머리) 사람 왼쪽으로 한 손에는 칼을, 다른 손에는 사람 머리를 들고있는 조각이 있고 오른쪽에 해골도 조각되어 있었다.
쿠쿨칸 피라미드도 그렇고 치첸이차에는 뱀머리 장식이 많았다.
기단에 독수리와 재규어가 그려져 있는 신전도 있었다.
공놀이장 구경하다가 갑자기 비가와서 다시 짐 맡긴 곳으로 돌아와 다른 사람들이 우의를 챙길 동안 화장실 볼 일도 보고 양치질도 했다.
그리고 툴룸가는 차표도 예매하고 유적지 입구에 있던 가게에서 샌드위치와 우유로 아침을 때웠다.
11시 30분경 다시 입장하여 보기 시작했던 피라미드(El Osario).
어떤 피라미드 상부에 있었던 착(Chac, 비의 신)의 코.
천문대 있는 쪽에도 신전에 조각들이 일부 남아 있는게 많았다.
천문대.
천문대 주변에 있던 무너진 피라미드.
다른 건물.
이 건물에는 귀퉁이뿐 아니라 벽면에도 착(Chac)신(비의 신)의 얼굴(눈, 코, 입)과 코가 보인다.
이곳에서는 정말 착신의 얼굴 형태와 코가 잘 보인다.
마야인들은 착신의 코를 코즈 폽(Codz Poop, 두루마리 뭉치)이라고 불렀는데 말아놓은 깔개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고관들이 다닌 곳에 깔아 놓거나 앉을 때 썼던 깔개를 표현한 것으로,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출입하던 곳임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참고문헌 : 땅을 딛고 마야 아스텍 문명위에 서다. 113쪽)
마지막으로는 세노테를 찾아 나섰다.
세노테를 찾아다니다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다.
다행히 근처에 천막을 쳐놓고 조각을 하는 사람이 있어 비를 피할 수 있었다.
밀림속에 버려졌던 마야는 1839년 미국이 스티븐슨이 온두라스와 과테말라 국경지대의 빽빽한 밀림속 에서 티칼 유적을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후 에드워드 허버트 톰슨이 란다 주교의 책을 읽고 지첸 이차의 성스러운 연못, 즉 세노테(Cenote)를 찾기 위해 1885년 발굴에 나서면서 거대한 마야 문명의 실체는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기록에 따르면 마야는 가뭉이나 재앙이 있으면 물의 신을 달래기 위해 제사의식이 끝난 뒤 처녀를 세노테에 산채로 바쳤다고 한다. 세노테가 저승 세계로 가는 통로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톰슨이 세토테를 발견했을 당시는 썩은 물로 버려져 있었다. 애타게 찾던 유물들이 나오지 않아도 신념을 버리지 않고 발굴에 전념했던 톰슨은, 슐리만이 트로이 유적을 증명했듯이 많은 양의 금과 옥, 장신구, 접시, 항아리 등을 건져 올렸다. 그 중에는 또한 여자의 두개골과 뼈가 많이 섞여 있어 실제 처녀를 산 제물로 바쳤음이 입증되었다.(참고문헌: 땅을 딛고 마야 아스텍 문명위에 서다, 132-133쪽)
다음 일정으로 툴룸으로 떠나야 하기때문에 나왔는데 차가 조금 늦게와서(2시 35분) 툴룸에 도착하니 시간이 오후 5시쯤 되었다.
차에서는 잠깐 잠이 들었다가 일어났는데 앞쪽 아이들이 너무 시끄럽게 떠들었다.
그리고 에어컨은 왜 그렇게 틀어대는지 우리쪽으로 오는 바람을 막았는데도 어디서 바람이 나오는지 추워서 옷을 덮어야 했다.
그런데 외국애들은 반바지와 반팔을 입고도 안 추운지 그대로 있었다. 참 별종들이다.
툴룸에 도착했는데 세수를 못해서 꾀죄죄한데다 어제부터 계속 걸어다녀서 다리는 퉁퉁 부었고 배는 고프고 배낭 무게로 어깨는 아프고 정말 힘들었다.
도저히 배가 고파서 못간다고 하여 터미널 앞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겸 저녁을 먹었다.
닭고기까스처럼 보였는데 그냥 얇은 닭고기를 살짝 옷입혀 튀겼는데 간을 했는지 밥과 먹어도 괜찮았다.
콜라까지 시원하게 마시니 그제야 좀 살 것 같았다.
밥을 먹었으니 힘을 내서 숙소를 찾아야한다.
배낭을 앞뒤로 메고 터미널 맞은편 안쪽으로 들어갔는데 없어서 다시 나와서 오른편으로 길을 잡았는데 숙소는 안보이고 현지인들 가게만 보였다.
계속 걸어가다가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으니 좀 가면 호텔이 있다고 하는데 불도 없이 컴컴한 동네라 설마 호텔이 있을까 하며 조금 더 갔더니 입구부터 비싼 호텔같아 보이는 호텔이 보였다.
큰 길에서 호텔까지는 비포장이라 중간에 물이 고여있는 곳도 있었다.
돈 디에고 호텔(Don Diego de la Selva). 더블 침대가 2개 있는 방으로 950페소인데 달러로는 73달러였다.
3달러를 깎아서 70달러(약 82,000원)에 이틀 묵기로 했다.
간만에 물이 콸콸 나오는 쾌적한 호텔에서 묵어본다.
방은 굉장히 넓었고, 앞뒤로 정원이 있고, 방 가운데 침대 사이에는 해먹도 걸려 있었다.
화장실이 좀 좁은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뒷문을 열고 나가면 여유있게 쉴 수 있게 의자와 해먹이 있었는데 우리는 해먹이 필요없어 빼고, 그 자리에 빨래줄을 걸었다.
어제는 펼쳐보지도 못한 젖은 바지와 양말을 널었다.
이틀을 이 호텔에 묵을 예정이니 그동안에는 다 마르겠지 했는데 밤에 비가 와서 빨래를 방으로 옮겨야 했다.
지붕을 새로 갈지않아 빗물이 들이치는 곳이어서...
빨래를 말리기 위해 선풍기를 틀어놓고 잤는데 새벽에 들리는 선풍기 소리가 장대비가 오는 소리처럼 들렸다.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자료를 2023년 티스토리로 옮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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