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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2011.2.3 빈-서울-김해공항-울산-함양

새벽 4시쯤 잠을 깬 뒤에는 다시 잠이 오지않아 뒤척이다 5시 30분 정도 되어 일어났다.

민박집 아줌마는 어제도 같은 방에서 잤는데 초과된 전기세가 누적되어 1년에 한꺼번에 나왔다면서 어젯밤에 씻고 왔더니 정샘과 얘기하며 펑펑 울고 있었다.

새벽에도 알레르기 때문인지, 우는 건지 코를 훌쩍이고 있어서 신경이 쓰여 잠을 더 잘 수 없었다.

챙겨 놓은 컵라면을 먹고 집을 나서는데 교회 다녀오는 민박집 아줌마와 마주쳐서 잘 있다가 간다고 인사를 하고 왔다.

 

빈의 공항가는 기차

 

빈에서는 어떻게 공항으로 가야할지 몰라서 미리 숙소 아줌마에게 물었을 때 공항가는 기차를 타면 되고, 지하철 표를 미리 2명이니까 4장을 사라고 했다.

그래서 시키는 대로 지하철 표를 4장 사서 들어갔다.

공항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3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지하철 안에 있던 중국인이 친절하게 자기를 따라 오라고 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3호선으로 올라가니 바로 지하철이 들어왔는데 중국인이 타라고 하였다.

그런데 타고나서 보니 반대편 지하철을 타야하는 거였다.

중국인을 욕하며 한 정거장 가자마자 내려서 반대편에서 다시 지하철을 탔다.

공항에 가서 면세에 대한 서류에 도장도 받아야하고 마음이 바쁜데...

3호선의 비행기가 그려진 역(LandstraBe, Wien Mitte)에서 내렸다.

내리고 보니 어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갈려고 내렸던 역이라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역은 공사중이라 빠져나가는 곳이 길이 엉망이라 서글펐지만...

그런데 공항까지 가는 고속기차를 타러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더니 막 기차가 출발하고 있었다.

조금 기다리니 다음 기차가 왔는데 문제는 요금이었다.

우리는 지하철 표를 보여줬더니 공항가는 기차는 고속이라 요금이 12유로나 하며, 지하철 표는 안된다고 하였다.

혹시 우리가 표를 안끊고 타서 벌금이 부과되어 그러나 했더니 그건 아니고 공항까지 논스톱으로 바로 가는 기차라서 비싸다고 하였다.

우리는 회비를 거의 다 썼기 때문에 여유돈이 사실 없었지만 나한테 20유로가 있어서 그걸로 요금을 지불했다.

정샘은 시시박물관에서 시시가 꽂고 있던 스왈로브 핀을 샀지만 난 사지않아 대신 20유로를 준거였다.

이 돈마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빈 지하철 노선표

 

우여곡절 끝에 티켓을 받고 바로 짐을 부치러 갔다.

그리고 세금을 돌려받기 위해 스탬프를 찍으러 갔더니 세상에 짐을 부치기 전에 산 물건을 보여줘야지 도장을 찍어준다는 거였다.

짐을 부쳤다고 하니 그럼 한국에 가서 도장을 받으라고 한다.

여행 다니면서 이번처럼 백화점을 다니며 물건을 사본 적이 없다보니 세금을 돌려받는 방법을 몰라서 생긴 해프닝이었다.

 

빈 공항에서 시간이 좀 남아 여행을 떠나며 우리반과 세금 정산을 맡겼던 샘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둘러보는데 별 살만한게 없었다.

그래서 개암나무 열매가 포함된 웨하스랑 커피를 샀다.

그리고 동전을 탈탈 털어 모짜르트 얼굴이 포장지에 있는 초코렛도 샀다. 

 

빈에서 뮌헨까지는 1시간 정도, 뮌헨에서 서울까지는 무려 10시간, 그래도 돌아갈 때는 시간이 덜 걸린 거다.

2월 3일 12시(정오) 출발, 한국 2월 4일 새벽 6시 도착. 서울에서 김해 공항까지는 4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영화를 4편(메가 마인드, 가디언의 전설, 라이프 애즈 위 노우, 더 타운) 보고, 부지런히 밀린 일기를 썼다.

엉덩이가 얼얼하고 모습도 꾀죄죄한게 정말 피곤에 절어 있는 모습이다.

 

김해에서 다시 울산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배가 고파서 공항 구내에서 간단하게 요기할 거를 사서 버스에서 먹었다.

울산에 도착해서 집에가서 좀 씻고 갈까 생각을 했었는데 울산에 가까워질수록 집에 가서 씻고 출발하면 너무 늦을 것 같아서 바로 함양으로 가기로 했다.

문수고에 주차한 차를 가보니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아침 8시 정도면 잠을 자야하는 시간인데 운전을 하면서 가려니 힘이 들었다.

울산 도착하자마자 출발했는데 넷째는 벌써 처가집으로 출발했고, 큰 댁에 구제역때문에 안 간 막내는 벌써 집에 와 있다고 했다.

운전할 때는 그렇게 잠이 오더니 또 시골에 가서 식구들을 만나니 잠이 달아났다.

그래도 떡국 먹고 씻고나서는 눈을 좀 붙였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긴 방학을 이용해 24일간의 긴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겨울이라 추워서 좀 힘들었지만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다음 방학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