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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2011.2.2 빈(벨베데레-쓰레기 소각장-훈데르트바서 하우스-쿤트미술관)

쿤트미술관 레스토랑

 

2월 2일(수) 벨베데레 궁전-쓰레기 소각장-훈데르트바서 하우스-쿤트 미술관-자허 카페-오페라 공연 관람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을 먼저 보기 위해 벨베데레 궁전으로 갔다.

아줌마가 알려준대로 트램을 타러 갔는데 반대편에는 트램이 서는데 우리가 타야하는 쪽에는 트램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물어물어 한 정거장을 걸어서 갔다.

정거장에 도착하여 옆의 아줌마에게 물었더니 D나 71번을 타라고 알려주었다.

그랬더니 좀 떨어진 곳에 있던 청년이 자기가 영어를 할 줄 안다면서 71번은 벨베데레 정원 쪽에 정차하고, 클림트 전시를 하고있는 상궁은 D 트램만 정차한다고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벨베데레 궁전. 겨울이라서 썰렁하다.

하늘이 새파래서 사진도 잘 나오고 좋았지만 여전히 바람이 차가워서 모자를 써야했다.

곳곳에 공사 중인 궁전이 많더니 이곳도 호수 있는 쪽은 공사 중이라서 표를 끊고 정원 쪽에 있는 문을 통해 들어갔다.

입장료는 9.5유로이고 클림트의 그림이 전시되고 있다는 1층으로 먼저 올라갔다.

유럽은 기본층이 0층이므로 유럽의 1층은 우리나라 2층에 해당한다.

다른 곳들은 짐 맡길 때 공짜더니 여기는 0.50유로를 내란다.

그리고 옆으로 매는 가방은 놔두면서 뒤로 매는 배낭은 맡기라고 한다.

클림트의 풍경을 그린 그림을 비롯하여 르느와르, 마네, 드가 등의 그림들이 작가별도 아니고 섞여서 전시되고 있었는데 그중에서 클림트의 키스는 거의 끝 전시장에 있었다.

생각보다 큰 캔버스로 정사각형처럼 보였는데 담요의 일부 무늬는 물감을 잔뜩 묻혀 밖으로 도드라져 보였다.

여행책자에서 보니 클림트의 키스는 처음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세상에 내놓자마자 오스트리아 정부가 사들였다고 한다.

팜플렛에 양쪽 접히는 부분에 있었던 ‘유디트’는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는데 액자도 클림트가 모양을 주문했는지 액자 위쪽에 유디트와 목잘린 남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홀로페르네스’는 구약성서의 외경에 나오는 유대인을 공격한 아시리아 장수라고 하는데 유디트는 밤을 틈타 그를 유혹한 뒤 술을 먹여 그의 목을 잘라버렸다고 한다.

한참을 감상하고 있는데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들어왔다.

몇 마디 설명만 하고 제대로 감상할 시간도 주지않고 휙 나가버렸다.

비싼 돈을 내고 들어왔을텐데...

우리는 그림을 가까이에서도 보고 멀리서도 보고 아쉬워하며 자세하게 감상했다.

클림트도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화가중의 한 명인 것 같다.

그런데 말년에 그린 그림이 오히려 풍경화였다.

2층은 종교화가 많았고, 0층은 사람들의 찡그린 표정이나 입을 오므린 표정 등 재미있는 얼굴상을 본을 뜨서 전시하고 있었다.

 

궁전을 나와 트램을 기다리는데 얼마나 매서운 바람이 부는지...

처음에는 클림트의 그림을 보고 중앙묘지로 가서 유명한 음악가들의 묘를 보려고 했었는데 너무 춥기도 하고 시간도 늦어 바로 훈데르트 바서 하우스로 가기로 했다.

쿤트 미술관에 카페가 있다고 하니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트램을 타고 1호선을 칼츠 플라츠역으로 와서 여행책자에 소개된 대로 4호선으로 갈아타고 Spittelau역에 내렸다.

역 바로 앞에 쓰레기 소각장처럼 보이는데 화려한 건물이 보였다.

창문 주변도 예쁜 그림을 그려 넣고 굴뚝은 아래 타일을 붙이는 등 연기가 나고 있는 굴뚝만 없다면 어떤 예쁜 아파트나 건물처럼 보였다.

정샘이 가져온 여행책자에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설명 오른쪽에 있던 가는 방법을 보고 찾아갔는데 훈데르트바서 하우스가 아니라 쓰레기 소각장이었다.

다시 자세히 보니 쓰레기 소각장으로 가는 방법이었고 바로 위에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로 가는 방법이 있었다.

책자를 잘못본 덕에 훈데르트 바서의 세 작품을 모두 보게 되었다.

훈데르트 바서의 쓰레기 소각장

 

 

훈데르트의 쓰레기 소각장 작품을 보며 오스트리아의 가우디처럼 여겨졌다.

다시 역으로 돌아가 신문 팔던 아저씨한테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에 갈 수 있는 역을 물어 아저씨가 가르쳐 준 곳이 4호선 란드슈트라세 역이었다.

그런데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에 가기 위해서는 칼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소각장에 내렸을 때 벌써 시간이 오후 1시여서 배도 고프고 날씨도 춥고...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지도를 보면서 마르크서 가세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는데 지나가는 아저씨 훈데르트 가냐면서 길을 알려주는데 뭐라고 하는지 잘 몰라 지도를 보면서 갔다.

앞건물에서 공사를 하고 있어서 사진을 찍기가 애매했지만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생각보다 놀라웠다.

그냥 넝쿨 식물정도만 자랄 줄 알았던 아파트에는 베란다 쪽에 2층에서 큰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물론 벽을 타고 올라가는 넝쿨 식물도 있고, 특유의 올록볼록 화려한 원색의 타일 기둥도 볼만했다.

우리가 도착하여 막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반대편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들이닥쳐 인물사진 찍기를 중단하고 건물이 보이는 대각선 도로 건너편에서 건물 사진을 다시 찍었다.

건물의 규모 때문에 광각으로 찍어야 전체가 담겼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시영주택으로 현재도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건너편에 있던 일부 모양을 본 떠 만든 선물가게에서 잠시 구경을 했다.

중국인들이 선물가게에서 진을 치고 있는 사이 2층 갤러리에 클림트 사진 복사본을 비롯한 그림들을 구경하고 쿤트 미술관으로 향했다.

 

 

지도에 보이는 대로 강가로 나가서 강을 따라 이어진 도로(WeiBgerberlarde)를 따라 세 블럭을 올라가니 왼쪽에 미술관이 보였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처럼 색상이 예뻤다.

우리는 바로 레스토랑으로 갔다.

쿤트미술관

 

 

 

위쪽이 유리로 되어 원형으로 되어 있는 직원들 공간 위로 햇살이 잔뜩 들어와 실내에서도 떡갈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와 화분에 담긴 식물들이 한껏 푸르름을 자랑하며 추운 바깥과는 달리 자라고 있었다.

3시가 되어 늦은 시간이었지만 오늘의 메뉴(8.5유로)를 시켰다. 약간 짠 묽은 감자 수프, 야채샐러드, 치즈 돈가스가 오늘의 메뉴로 나왔다. 음료는 따로 하우스 와인(2.9유로)을 시켰는데 좀 달콤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돈가스도 치즈 때문에 아주 짰는데 같이 나온 감자와 같이 먹거나 야채랑 먹으니 좀 나았다. 상추가 샐러드에 섞여 있어 신기했다.

 

맛나게 점심을 먹기 전 화장실의 타일이 특이하다고 하여 화장실을 다녀왔다.

화장실 입구부터 남자와 여자가 따로 타일로 크게 그려진 것이 인상적이었다.

안쪽에도 포인트를 원색의 강열한 붉은색이나 노란색의 타일로 포인트를 주고 있었다.

여행책자에 소개된 타일은 내가 들어가 본 곳과 달라서 혹시나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장애인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잠겨 있었다. 아쉬웠다.

밥을 다 먹고 남자 손님들이 화장실에 없다는 걸 확인하고 몰래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약간 다른 무늬였다.

소변기까지 차마 들어가 볼 용기는 없어서 입구에서 한 발만 들여놓고 앞에 보이는 부분만 사진에 담았다.

 

쿤트미술관 화장실

 

미술관 내 기념품들은 너무 가격이 비싸서 살 엄두가 안났다.

심지어 책갈피마저 2유로가 넘었다. 쿤트하우스와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의 공통점인 기둥 모양을 본 뜬 책갈피로 쓸 수 있는 게 있었지만 1유로라서 살까말까 하다가 말았다.

 

쿤트미술관 내 기념품 가게

 

 

미술관을 나와 N선 트램을 타기 위해 교회 앞으로 와서 시내로 들어가는 트램을 타서 강을 건너기전 S로 시작되는 어느 역에 내리니 트램 셋이 나란히 서 있는데 둘은 붉은 색, 하나는 굉장히 작은 노란색 기차였다.

빈의 트램

 

 

사진을 찍고 보니 부근에 지하철(U) 표시도 보여 반가웠다.

U4를 타고 칼츠 플라츠로 가서 자허 토르테와 멜랑지(4.40유로)를 시키고 앉았는데 좌석이 몇 개 없어서 그런지 자리가 없어 처음엔 직원들과 마주보는 테이블에 앉았다가 창가 자리로 옮겼다.

자허 토르테는 초코케익으로 크림과 같이 나왔는데 생각보다는 많이 달지 않았다.

멜랑지는 데멜의 것과 약간 달랐다.

 

자허 토르테

 

여유를 갖고 쉬다가 6시 20분경 카페를 나와 극장으로 표를 예매하러 가는데 웬 아저씨가 한국말로 오페라 표를 사라고 하며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다.

무시하고 극장에 갔는데 이상하게 직원도 보이지 않고 문이 잠겨 있어서 표 팔던 아저씨한테 물어보러 갔더니 꼭대기층에 있는 좌석인데 35유로나 한다고 한다.

어제 표를 샀던 곳으로 갔더니 그쪽 문은 열려 있었다.

그런데 발레 볼 때는 줄이 없어서 바로 표를 샀는데 오페라는 벌써 줄이 굉장히 길었다.

줄이 길어도 시간이 되기 전에는 표를 팔지 않았다.

오늘 오페라 공연은 ‘살로메’라는데 들어보긴 했는데 누군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발레 공연 때와는 달리 표를 사고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 한참을 줄서서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문이 열리자마자 순식간에 사람들이 입구로 들어가서는 리본이나 목도리로 자리를 맡은 뒤 짐을 맡기러 갔다.

리본으로 자리 표시를 하고 간 줄을 모르고 우리는 사람이 없다고 자리를 맡으려고 하니 주변에서 이미 사람이 있는 자리라고 알려주었다.

오페라를 볼 때는 서서 보는 자리에도 자막이 있어서 화면 하나당 한 사람씩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맡은 자리는 거의 중앙쯤에 있는 기둥이 있는 자리에 서있었는데 알고 보니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가 맡은 자리였다. 옆에 기둥이 있어서 충분히 두 사람이 서서 볼 수 있는 자리였고 할머니도 괜찮다고 했는데 직원이 와서 뭐라고 해서 정샘은 다른 자리로 옮겼다.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하여 처음부터 계단 쪽으로 작은 방석을 놓고 앉아서 보셨다.

연세도 지긋하고 다리도 불편하신데 오페라 사랑이 대단한 것 같았다.

젊은 나도 그렇게 쌀쌀한 날에는 집에서 편히 쉬고 있을텐데...

유난히 할아버지, 할머니 관람객들이 많은 걸 보아 빈이라는 도시 자체가 공연을 굉장히 즐기고 사랑하는 것 같았다.

나더러 친구는 어디 갔냐고 해서 다른 자리로 갔다고 하고 쉬는 시간에 정샘을 불러와야지 그러고 있었는데 오페라 공연은 쉬는 시간 없이 1시간 40분 동안 끝까지 공연을 했다.

그리고 아예 계단에 자리 잡고 앉아서 보던 사람들은 직원이 와서 데리고 나가버렸다.

공연이 끝날 무렵에야 헤롯왕이 생각났는데 정샘이 나중에 줄거리를 얘기해주어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게 되었다.

오페라 공연을 독일어로 했기 때문에 나는 아예 자막 볼 생각을 안했는데 정샘은 계속 누르니까 영어가 나와서 영어 자막을 봤다고 했다.

전체적인 내용을 아는 오페라였으면 훨씬 공연이 즐거웠을 텐데 공연 스케줄을 보니 로미오와 줄리엣도 있고, 동키호테도 있었다.

 

살로메 출연 스태프
서서 보는 자리에도 리본을 매어놓아 자리를 맡았다.
살로메 배우들의 커튼콜

 

어느새 여행을 끝내고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간다.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다니느라 어깨는 늘 묵직하게 아프고, 많이 걸어 다녀서 발바닥은 불이 났지만 새로운 걸 보고 배우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