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를 떠나며 국경에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코판 중앙공원을 어슬렁 거리면서 사람 구경을 했다.
오늘 일정은 온두라스에서 다시 과테말라로 넘어가는 것이다.
코판 중앙공원의 다양한 모습.
갈 곳이 마땅찮아 어제 봐두었던 기념품 가게를 들어갔다.
다양한 종류가 많았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없고 책갈피를 뒤적이다가 온두라스 사람들이 좋아하는 앵무새가 그려진 대나무 책갈피를 골랐는데 2.50$이었다. 좀 비싸긴 했지만 달러로 지불했는데 달러 잔 돈이 없었는지 아줌마가 잔돈을 적게 주었다. 15센트+5센트+2다임. 그래서 50센트가 아니라고 따졌더니 10렘피라를 내주었다.
큰 길에서 좀 떨어진 가게에 갔다가 마야달력과 마야 상형문자를 해석해 놓은 것과 다양한 기념품을 구경하다가 전샘이 티셔츠를 하나 샀다.
그리고 슈퍼에 가서 오늘 먹을 빵을 사러 갔다가 마시는 요구르트(14렘피라)까지 하니 52렘피라였는데 내돈 10렘피라까지 보태서 51렘피라밖에 없어 케찰로 1렘피라를 내고 계산을 했다. 절대 깎아주는 일은 없다.
장을 보고 표를 끊었던 곳에 갔는데 11시밖에 안되어 문을 안열어서 우리가 묵었던 호텔 앞 의자에 앉아 있었더니 미국인부부가 나오는데 아저씨가 마야달력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어서 어디서 샀는지 물었더니 직접 데리고 가주었다.
그런데 그 가게는 거스름돈 때문에 나와 실랑이를 했던 곳이었다.
처음에는 아저씨가 입은 게 마음에 들었는데 고르다보니 까만 바탕에 둥근 마야달력과 2012년이 적힌 티셔츠가 마음에 들어서 골랐다.
130렘피라였는데 6달러에 하자고 하여 다행히 계산을 해주어 오자마자 호텔 화장실에 가서 바로 갈아입었다.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묵었던 Don Maises 호텔.
호텔의 어린 아들이 한국말을 꽤 잘해 기특했었다.
어제 저녁에 된장국을 너무 맛있게 먹었다는 플로어는 무른 토르티야 빵속에 팥과 바나나, 옥수수를 넣어 맛있는 빵을 만들어 주었다. 양은 한 개도 아닌 반개씩이었지만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온두라스를 떠나며 플로어와 함께.
이곳에서 띠깔가는 사람이 없는지 12시 버스라고 하더니 12시 30분쯤 어제 우리를 싣고왔던 빨간 봉고 아저씨가 과테말라시티, 안티구아, 플로레스 가는 사람을 모두 싣고 떠났다.
약 2시간 후 우리를 이상한 정류장에 내려놓고 표 하나를 주면서 아저씨는 가버렸다.
매표소에 있는 아저씨가 알려주겠거니 생각하고 앉아 있었다.
뭐라고 알려주기는 했는데 잘못 알아들었다.
1시간 뒤 플로레스 간다는 버스가 왔는데 겉은 멀쩡해 보였는데 타보니 의자는 망가진 것도 있고, 앉는 곳의 스펀지가 삐져 나와 있는 것, 유리창도 깨진게 몇 개 있고, 의자 등받이에 쓰레기 버리는 그물망이 없으니 바닥에 캔이나 콜라 플라스틱 병이 굴러다니고 난리도 아니다.
도대체 언제적 버스인지 모르겠다.
나름 TV도 있고 처음엔 괜찮은 버스였을 것 같은데...
이제껏 탔던 차 중에서 제일 상태가 안 좋은 버스.
내가 앉은 곳은 창문을 밀어서 열 수 있는 2곳 중 한 곳으로 바깥에서 바람이 들어오고 버스 천장문도 열려 있었지만 후텁지근하게 더웠다.
날이 더운데 에어컨은 안되고 그렇게 가다가 5시 30분쯤 모랄레스라는 곳을 지나고 6시쯤 휴게소 같은 곳에 들렀는데 화장실이 화장지주고 1케찰이었다.
6시 30분쯤 라테구아라는 곳에 도착했는데 뒷자리 여자와 수다를 떨고 타코와 파란 망고를 맛있게 먹던 내 옆자리 여자가 내렸다.
내 짐은 부피가 커서 짐칸에 올릴 수가 없어 의자가 고장난 옆자리에 세워 두었는데 리테구아에서 탄 남자가 내 가방 있는 곳에 와서 옆자리 남자에게 앉아도 되냐고 묻는 것 같아 배낭을 치워주고 비어있던 내 옆자리로 번쩍들어 의자위에 올려두었다.
7시쯤부터는 비가와서 위쪽 창을 닫았고 조금 있으니 번개와 천둥이 쳤다.
특히 번개는 컴컴한 버스안을 밝게 할 정도로 자주 쳤다.
8시 25분 쯤 3명이 올라와 버스의 짐과 의자 구석진 곳을 보거나 만져 보았다.
무슨 검사를 하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버스가 가는 중간에 어떤 아저씨가 올라와 약을 팔고 중간에 내렸다.
옛날 우리나라 버스를 보는 것 같았다.
8시 30분 쯤 도착할 거라더니 10시 15분 산타 엘레나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의 낯선 곳도 밤에 가면 막막한데 말도 안통하는 남의 나라에서야 말할 필요가 없다.
뭘 모르는 우리는 택시 아저씨를 따라 호텔을 가는데 1사람당 10케찰을 달라고 한다. 멀 줄 알았는데 금방이었다.
호텔에 더운 물이 안나온다는 곳이 많고 가격도 안맞아 여러 곳을 둘러보다가 마지막 들어온 곳은 3인실 3명에 180케찰로 더운 물은 나오는데 아침 안되고 부엌도 이용할 수 없다는 곳이었다.
11시쯤 우리가 숙소를 잡고 씻을 즈음 번개가 번쩍 하더니 엄청난 비가 와서 빨래를 밖에 널 수 없어 방에다가 줄을 치고 빨래를 주렁주렁 널었다.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자료를 2023년 티스토리로 옮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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