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메모리얼 초르텐에서...
목에는 가이드가 행운을 빌며 걸어준 까따를 하고 있다.
숲사모 왕언니가 부탄을 여행하자고 했을 때 바로 그러자고 했었다.
기회가 왔을 때 바로 가봐야지 언제 다시 가볼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에서...
그렇게 우연히 가게 된 부탄에 대하여 바로 검색을 해보니 마침 올해가 부탄과 한국이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라서 8월 비수기에 할인이 된다고 하였다.
예전에 언뜻 부탄을 여행하려면 하루 체류비가 200달러라는 소리를 들어서 가격이 비쌀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실제로도 상당히 비싼 금액이었다.
부탄에서 5박을 하는 일정이 비행기요금 포함 250만원 정도였으니...
그렇게 여자 3명이 부탄을 찾게 되었다.
그런데 실제 여행비를 보니 할인이 별로 된 것 같지 않았다.
여행사에서는 소수 인원이 가더라도 추가 비용을 받지않는 것이 할인이라고 하였다.
부탄여행을 함께 한 3명. 공항을 나와 가이드가 걸어준 까다를 하고 있다.
부탄이 해발고도가 높다는 것을 알려주는 목베개와 에너지바.
목베개는 방콕에서 탈 때 바람을 많이 뺐었는데 이렇게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다.
호텔에서 찍은 에너지바 사진도 보면 봉지가 터질 정도로 빵빵하다.
돌아올 때는 목베개가 필요없고 짐이 될 것 같아서 바람을 다 빼고 부치는 짐에 넣었는데 돌아와서 보니까 없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
짐을 찾을 때 보니 지퍼가 조금 열려 있었는데 공항에서 짐검사하는 사람이 아마도 이렇게 부풀어 오를것 같아서 뺐다고 추측할 뿐이다.
뻔히 생수인걸 알면서 인정사정없이 압수하는 물처럼....
울산에서 오전 10시 인천공항으로 바로 가는 시외버스(42,800원)를 탔다.
점심은 휴게소에서 둘이서 떡볶이와 번, 샌드위치와 커피로 간단하게 해결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시간을 보내다가 일행을 만난 후 이른 저녁을 먹고 어영부영 보내다보니 비행기 시간이었다.
인천에서 22일 23시 45분 출발한 비행기는 방콕에 23일 01시 25분에 도착 예정이라서 비행시간은 5시간 40분이라고 한다.
인천과 방콕은 시차가 2시간으로 방콕이 인천보다 2시간이 늦다.
갈 때는 불편하게 새벽에 방콕에서 짐을 찾았다가 입국심사까지 하고 난 뒤 다시 짐을 부쳐야했다.
방콕 공항에 도착하여 2층에서 4층으로 가니 작년 10월에 돌아가신 국왕을 추모하는 공간이 있었다.
1년정도 추모의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방콕에서는 인도의 콜카타를 경유하여 손님을 더 태우고 부탄의 파로공항으로 갔다.
비행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로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하여 9시 55분에 도착하는 비행기였다.
부탄과 한국의 시차는 3시간으로 부탄이 느리기 때문에 도착한 시간 23일 10시 정도에 한국은 오후 1시이다.
비행기는 총 21번까지 좌석이 있었고, 왼쪽 오른쪽 각 3명씩 앉게 되어있는 작은 비행기였다.
우리는 7번 좌석이었는데 인상적이었던 것이 내릴 때 비행기가 착륙을 했는데 먼저 일어나서 일찍 나가겠다고 서두르는 사람이 없었다.
다 자리에 앉아서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부탄의 인사말 '쿠즈장포~라'는 우리나라의 '안녕하세요?'에 해당하는 말로 끝에 '라'를 붙이면 높임말이라고 한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공항을 걸어서 나올 때 파란 하늘에 구름이 산자락에 걸려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검색할 때 많이 봤던 사진을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그리고 공항 건물은 아담하게 전통양식으로 지어져 있었다.
입국절차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을 때 몇몇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로 영어로 적힌 내 이름을 들고 있는 가이드가 보였다.
반갑게 가이드 Gigme와 인사했다.
미남이라고 인사를 건네는 우리들에게 운전사는 더 미남이라고 하며 소개를 하고, 흰 천을 목에 걸어주었다.
부탄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흰 천을 목에 걸어주며 행운을 빌어준다고 하며, 이름은 '까따'라고 한단다.
공항 건물에 그려진 문양이 눈에 익은데 우리나라의 태극문양과 색깔만 달랐지 비슷했다.
그리고 부탄 사람들의 전통 의상은 남자 옷은 고(Gho)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두루마기와 닮았지만 입는 방식이 달랐다.
무릎까지 오게 허리에서 끈으로 공간을 만들어서 고정한 뒤 허리위에 생긴 공간을 주머니로 활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름이지만 전통 의상을 갖춰서 입고 있는 모습이 너무 더워 보였다.
상의를 무릎 정도까지 올려서 허리띠로 묶고, 무릎까지 오는 까만 스타킹도 신고 있었다.
부탄에서는 특히 종(Dzong)이나 사원을 가거나 공공기관을 출입할 때 전통복장을 꼭 착용해야한다고...
여자 옷은 키라(Kira)라고 하는데 상의는 우리나라의 한복과 너무나 흡사하지만 길이가 길고 동정을 달지않고 칼라처럼 접어서 브러치로 고정하고 있었고, 치마는 옆쪽에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풍성한 우리와 좀 달랐다.
언어에서도 '아빠'는 발음과 뜻이 똑같아서 신기했으며, 공통점이 참 많아서 멀리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만나는 곳이 있을 것 같았다.
전통의상 고를 입은 가이드랑 찍은 사진. 일행이 찍어준 사진.
우리는 파로에서 바로 수도인 팀푸로 1시간 정도 이동을 하였다.
팀푸로 가면서 먼저 들렀던 곳은 파로강 위에 만들어진 철다리였다.
탕통 걀포(Thangtong Gyapo)라는 분은 부탄 철교의 창시자로 부탄과 티베트에 총 108개의 철교를 건설했다고 한다.
그중에 8개를 부탄에 와서 48세 때(1433년) 만들었고, 현재 2개가 남아있는데 그중 하나가 파로공항과 츄촘사이에 있어서 팀푸로 가는 길에 맨 처음 보게 되었다.
철다리는 지금은 출입을 통제하고 새로운 다리를 만들어서 이용하고 있었다.
강건너 철교 위 언덕에는 탐촉 라캉(Tamchhog Lhakhang)이 있었지만 올라가 보지는 않았다.
다리위에는 다섯 가지(흰색, 파란색, 빨강색, 초록색, 노란색) 색깔로 만든 천에 불경을 적은 룽다가 걸려 있었다.
파로강과 철교
철교 위에서 본 파로강과 탐촉 라캉
철교 건너 언덕 위에 있는 탐촉 라캉
탑에 그려져 있던 법륜 문양
탕통 걀포는 철교 건설로도 유명하지만 부탄의 민요를 많이 작곡했는데 보리 타작할 때, 집 지을 때 부르는 민요는 지금도 사람들이 많이 부른다고 한다.
우리는 철교를 보러 가면서도 길가에 있던 꽃에 눈길이 먼저 갔다.
보라빛 작은 꽃이 나무에 달려 있었다.
아직 이름은 모르겠다.
부탄에서도 야생화 도감을 20불 주고 한 권 구입했는데 주문한 히말라야 식물도감이 오면 찾아봐야겠다.
(두 권을 비교해봤는데 같은 꽃같은데 이름이 달라서... 야생화도감에는 Ceratostigma griffithii, 히말라야도감에는 Ceratostigma minus. 야생화도감은 영어로 설명이 되어 있고, 히말라야도감은 한글로 되어있는데 일단 꽃잎이나 잎에 대한 설명이 똑같다.)
강은 상류지역이라서 그런지 깊지는 않지만 물살이 아주 셌다.
부탄의 강들은 모두 흐르는 도시의 이름을 가지고 흐르다가(파로강, 팀푸강 등) 인도로 흘러간다고 한다.
체라토스티그마 미누스
팀푸로 가는 길에는 잠깐 비가 오다가 그쳤다가 했는데 주변 경관 중에 벼가 심어진 논을 보니 우리나라 강원도 어디를 여행하는 듯했다.
가다가 노점상에서 사과 한 봉지랑 줄에 매달린 치즈를 샀다.
사과는 우리나라 것보다 크기가 작았고 맛은 풋사과 맛이었다.
그리고 치즈는 하나 입에 넣었는데 처음에는 치즈맛이 났는데 계속 씹으니 치즈맛은 별로 안났다.
아마 구불구불 산길을 돌아가느라 멀미가 나서 맛이 더 안느껴졌을 수도...
이 치즈는 첫날 이후 먹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오래 보관하기 위해 줄에 매달아서 말린 거라고 알고 있는데 한국에 왔을 때 다른 일행이 챙겼는데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고 한다.
팀푸로 가는 길에 있던 노점상. 사과, 배, 치즈 등을 팔고 있다.
논에 모내기를 해놓은 모습이 우리나라와 닮았다.
드디어 팀푸 입구다.
두번째로 간 곳은 National Memorial Chorten(국립 기념탑)이었다.
초르텐은 불탑을 말하며 74년 3대왕 지그메 도르지 왕축을 기리기 위해 그의 어머니의 명으로 만들어진 탑이라고 한다.
마침 우리가 찾았던 23일이 음력으로 29일이라서 큰 스님이 와서 나라의 지진을 막기 위한 기도회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어마어마하게 사람들이 많았다.
마침 점심 때라서 스투파 둘레에 끼리끼리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고, 식사를 하는 사람들 사이로 큰 주전자를 들고 다니며 차를 나누어 주기도 했다.
우리도 탑을 사람들 따라서 시계 방향으로 세바퀴 돌았다.
부탄 관련 책을 보니 메모리얼 초르텐의 사각기단은 땅, 둥근 돔은 물, 피라미드 첨탑의 원뿔은 불, 초승달과 태양은 공기, 수직의 세로선은 하늘(부처님의 진리의 빛)을 상징한다고 한다.
국립기념탑 입구에 있던 현판에는 National Memorial Choeten으로 적혀 있어서 헷갈린다.
chorten 맞을까 choeten이 맞을까?
팀푸 시내에는 신호등이 없어서 경찰이 수신호를 하고 있다.
점심을 먹고 타쉬초 종(Trashichho Dzong)을 보러 갔다.
가는 길에 비가 제법 왔지만 우리는 아직 짐을 풀지않아서 우산은 큰 짐속에 있어서 비를 맞아야 했다.
다행히 가는 길에 큰 나무 두 그루(풍나무 종류)가 있어서 나무 아래서 잠시 비를 피했다.
입구쪽에 보수를 하고 있었지만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Dzong은 행정과 종교 기능이 함께 존재하는 곳으로 1641년 샤브드롱(부탄을 최초로 통일)이 도젠종을 타쉬초 종(찬란히 빛나는 성전)으로 바꾸었다고 하며, 1962년 3대 국왕이 통사에서 수도를 팀푸로 옮기면서 5년간 복원, 증축을 하였다고 한다.
전각(우체)과 샤르파사원을 빼고 왕실 문양이 장식된 궁전으로 재건축을 하였으며, 못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설계도면도 없다고 한다.
성벽은 화강암이고, 하얀색으로 칠하였으며, 안마당 바닥은 4각형의 돌판을 불규칙하게 자연 문양으로 깔아놓았는데 우리나라의 경복궁의 바닥이 생각났다.
남쪽 입구는 정치를 관장하며 들어갈 때 처음 만났던 입구는 국왕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하였고, 북쪽은 종교 담당으로 승원쪽으로 8월에 팀푸 테츄(축제)가 열린다고 하였다.
왕만 출입한다는 입구.
부탄 전래동화 '투엔파 푸엔 시'(네 마리 동물의 우정)
그림은 타쉬초종의 계단을 올라가서 오른쪽 제일 끝 모퉁이에 그려져 있었다.
옛날에 숲속에 코끼리와 원숭이, 토끼, 공작이 살고 있었는데 맛있는 과일을 매일 먹을 수 있을까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공작이 과일나무 씨앗을 구해왔고, 무리로 땅을 파서 씨를 심었고, 토끼는 강에서 물을 길어와 물을 주었으며, 원숭이는 동물들의 똥들을 모아와서 비료를 주었으며, 코끼리는 나무가 자랄 때까지 든든히 보호막이 되어 지켜주었다. 드디어 나무에 열매가 열렸는데 나무가 너무 커서 어떤 동물도 열매를 딸 수가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동물들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내고 같이 맛있는 열매를 먹게 되었다. 먼저 코끼리가 나무 밑에 서고 그 위에 원숭이가 올라서고 다시 그 위에 토끼가, 맨위에 공작이 올라서서 열매를 딸 수 있게 되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에는 혼자서 잘 먹고 잘 살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것을 어려서부터 잘 일깨워준 부탄사람들의 현명함이 담긴 이야기로, 이 이야기를 듣고 성장한 부탄 어린이들이 지금도 욕심내지 않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고, 오늘날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행복지수를 가진 부탄을 있게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출처 : '부탄' 81쪽에서 발췌-두르가출판)
가이드는 영어로 이 그림을 보면서 설명을 하는데 귀에 쏙 들어오는 단어는 "Harmony"였다.
하모니라는 영화도 있었듯이 여러명이서 하모니를 잘 이루어야 멋진 소리를 낼 수 있듯이 여러 동물이 힘을 합하면(조화) 과일을 따서 먹을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해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탄의 국조가 큰 까마귀라는데 귀퉁이에 조각된 것은 까마귀 같다.
큰 까마귀는 부탄 왕의 왕관에도 장식되어 있다고 하는데 부탄을 통일한 샤브드룽이 티베트와 전쟁 중에 큰 까마귀의 도움으로 승리를 한 이후 신성시 하게 되었다고 한다.
건물을 보면 아래 벽돌에 비해 베란다처럼 밖으로 돌출된 구조가 보이는데 책에서 보았던 칸틸레버 양식처럼 보인다.
사진의 화단 있는 곳으로는 통제구역이라서 갈 수가 없었다.
타쉬초종 내부광장에서 본 건물들.
사원 입구에 있던 천당과 지옥을 표현한 그림
노랑 산딸나무.( 벤타미디아 카피타타(Benthamidia capitata))
우리가 갔을 때는 꽃이 핀지 오래되어서 빛이 바래 있었다.
타쉬초종에는 노랑 산딸 큰 나무가 많았는데 정원안에 있는 나무는 잔디밭에 들어가면 안되어서 멀리서 전체 사진만 찍었고, 꽃 사진은 나오다가 주차장 가기전 도로가에 있던 나무를 찍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팀푸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있는 좌불상(평화의 대불상)을 보러 갔다.
4대 국왕의 60세 생일을 기념하여 세운 평화의 대불상이라고 하는데 좌불상과 아래 내부공간을 빼고는 주변에 아직도 공사중이라서 지저분하고 공사에 쓰이는 물건들이 널려 있어서 위험해 보였다.
좌불상은 16년 9월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팀푸의 어느 곳에서나 잘 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부탄 사람들은 금색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팀푸 시내가 잘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자리한 좌불상.
좌불상을 보고 내려오다가 바라 본 팀푸 시내 전경
이 글은 다음 블로그의 폐쇄로 백업 받은 자료를 2023년 티스토리로 옮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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