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9년 여름에 알래스카를 다녀와서 다음 블로그에 올렸던 여행기인데 다음 블로그가 종료되면서 백업 받은 내용을 2023년 1월에 티스토리로 옮긴 것이다.
알래스카를 다녀온(2009년 7월 26일~8월 10일) 약 2개월 후 충격적인 신문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지구온난화의 여파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동토 연구로 유명한 페어뱅크스에 있는 ‘알래스카대’ 지구물리학연구소 주차장에 거대한 함몰이 일어났으며, 도로와 활주로가 갈라지고 가로수가 기우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내용이었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동토가 녹아 주저앉고 갈라진 도로를 보수하는 데만 해마다 100억 원 이상을 쓰고 있다고 한다.
영구동토층이란 한여름에도 녹지 않고 2년 이상 얼어 있는 지하의 토양으로 점토가 얼어 있는 형태로 알래스카를 비롯해 캐나다 북부, 시베리아, 알프스와 티베트 고지대 등에 분포하며, 동토 위에는 여름 동안 녹아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활동층’이 덮여 있다.
지표면에 가까운 동토는 지난 빙하기 때 얼어붙은 유기물로 동토가 녹으면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발생하는데, 시베리아 동토에 묻힌 메탄의 양만도 500억t으로 대기 속 메탄의 10배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한다.
동토의 깊이는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서는 50m(수m~150m) 정도이며, 산불이 나지 않은 곳의 영구동토층은 약 50cm 깊이에서 확인이 되고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때인 약 1만년 전에 형성된 얼음이라고 연구현장 관리자는 설명한다. (한겨레신문 2009년 10월 14일 ‘영구동토’ 페어뱅크스 르포)
알래스카 여행은 올해 2월 우연히 결정되었다.
동호회 회원 중에서 친구 어머니가 알래스카에 살고 계시기 때문에 놀러간다고 자랑하는 회원이 있었는데, 알래스카에 계신 어머니가 친구들도 같이 와도 된다고 허락을 하셔서 여름에 긴 시간을 낼 수 있는 회원들 6명(별칭 : 바람소리, 노덕, 베툴라, 퍼핀, 울버린, 블루베리-나)이 알래스카로 떠날 수 있었다.
알래스카로 바로 직항하는 비행기가 있었지만 비싸기때문에 우리는 대만을 경유하는 비행기로 예약을 했다.
한국에서 7월 26일 12시 30분에 비행기에 탑승해서 대만에 오후 1시 45분에 도착했다. 대만이 한국보다 1시간 늦기때문에.
대만에서 26일 오후 4시 30분경 출발한 비행기는 10시간 정도 걸려서 26일 오전 9시 30분쯤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도착했다. 대만과 알래스카의 시차는 16시간인데 써머타임이 실시되고 있어서 17시간의 시차가 나는 셈이다. 7월 26일은 하루가 41시간이나 되는 긴 날이었다.
알래스카를 가는 길은 험난했다.
공항에서 아침도 먹고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다가 짐을 부치러 갔더니 미국 비자가 있는 나를 포함한 3명은 상관없는데 전자여권을 발급받은 사람은 인터넷으로 전자 비자를 신청해야한다고 하여 일행 3명은 부랴부랴 인터넷을 할 수 있는 2층으로 가서 일을 처리해야 했다.
한국과 미국의 비자 면제협정 체결 후에 기존의 비자를 가진 사람은 체류기간이 6개월이지만 전자 비자를 가진 사람은 1개월만 체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알래스카에 있는 어머니에게 보낼 짐을 우리가 하나씩 맡아서 부쳤는데 내가 맡았던 짐속에는 염색약이 3개 들어있었다.
내용물을 모르는 상황에서 짐을 부치고 돌아서는데 방송으로 내 이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가보니 염색약은 한 짐에 부칠 수 있는 용량이 2개라며 나머지 한 개는 밀봉할 수 있는 비닐을 사서 따로 가져가라고 했다.
어차피 같은 비행기에 실릴건데 비닐 봉투에 따로 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욕이 나왔지만 약국에 가서 비닐을 사서 봉투에 넣은 뒤 내 배낭에 넣고 비행기에 탔다.
한국에서의 일은 약과였고, 알래스카에 도착했을 때는 더 황당했다.
여행객은 우리 일행뿐이었고 대부분은 경유하는 사람들이었는데 우리는 꼼꼼한 짐 뒤짐을 당하느라 거의 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비닐로 완전 밀봉된 선물로 산 홍삼편도 선물포장까지 뜯고 그 중의 하나는 개봉을 해서 보았고, 라면이니 우리 짐들은 모두 그렇게 하나하나 개봉하여 확인을 했다.
그리고 전자여권을 발급받았던 3명은 따로 불려가기도 하고, 흰색 종이가 아니라 파란색 종이에 입국서를 다시 작성해야하느라 늦게 나왔다.
힘들게 심사를 마치고 나왔더니 알래스카 어머니가 걱정을 하며 기다리고 계셨다.
그 차로는 2명이 짐과 함께 먼저 가고 나머지 4명은 공항 근처에 있는 자동차를 렌트할 수 있는 곳으로 갔다.
우리는 허츠에서 사람 8명, 짐 6개를 실을 수 있는 SUV 차량(2,055$)으로 계약을 했다.
2명이 운전을 하는 걸로 계약을 했고, 차를 반납할 때 돌려받을 수 있지만 200달러의 보증금도 지불해야했다.
알래스카에서의 첫 일정은 어머니가 맛있게 차려준 점심을 먹고 여행 기간 동안 우리가 먹을 식재료를 비롯한 것들을 사기위해 대형 마트를 갔는데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
그리고 가까이에 있는 습지(Potter Marsh)에 새들을 보러갔다.
나무 데크가 잘 조성되어 있었는데 새들은 많이 없었고, 카메라가 망원이 아니라서 찍기가 힘들었다.
대신 습지에서 연어를 만나서 반가웠고, 집들이 산 중턱에 있는 것이 신기했다.
눈이 많이 오면 산 중턱은 오르내리기도 힘들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자동차가 눈이 오면 스노우타이어로 자동 변속이 되어 힘들지 않다고 하였다.
미국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사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습지를 관찰하고 있을 때 바로 옆으로 나있는 도로위를 사이렌을 울리며 달리는 경찰차와 소방차가 있었는데 주행하던 차들이 갓길로 주차를 하며 그 차를 비켜주는 모습이 신기했다.
더구나 막히는 도로도 아니었는데...
그리고 대형 망원경을 가지고 와서 새들을 관찰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망원경을 통해서 미국의 새라고하는 흰머리 독수리를 관찰할 수 있었다.